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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을 방문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가 6일 새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가 6일 새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여기는 완전히 시민들의 해방구다. 이건 좋은 의미의 문화혁명의 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억지를 부릴수록 시민들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의 얼굴에는 흥분기가 가득했다. 그럴 만하다. 그는 노르웨이에서 지난 4일 입국했고 5일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6일 새벽 0시께 서울광장에서 사람들에 둘러싸인 박 교수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촛불집회 생중계, 노르웨이의 밤도 밝혔다"

박 교수는 "그동안 노르웨이에서 인터넷 생중계로 촛불집회 보느라 날마다 밤을 새웠다"며 "2008년 촛불집회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가족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는 문화혁명과도 같은 사건"이라고 촛불집회를 평가했다.

박 교수는 "해방된 공간에서 타인과 함께 공동체가 된다는 게 한국사회에서는 불가능해 보였는데, 이제 그것이 가능한 일이 됐다"며 "사람들이 가족이 아닌, 계층과 계급이 다른 타자들과 어울려, 노래하고 행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촛불집회에 강경대응하고 배후 조종설을 제기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이 대통령이 미친 발언을 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열 받고, 더 거리로 나오고, 그러면 더욱 촛불이 발전하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억지를 부리면 부릴수록 사람들이 더 모이고, 진보진영이 발전한다는 걸 이명박 대통령 본인만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현재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이 계속 (미친 발언을) 해주길 바란다"면서 웃어 보였다.

"촛불, 비정규직과 만나야 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가 6일 새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가 6일 새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박 교수는 촛불집회를 여중고생과 유모차 부대 등 여성들이 이끌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그것은 "일종의 순리"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여성 노동자 중 70%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신자유주의는 여성에게 더욱 불리하다"며 "여성들이 앞장서서 의견을 말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 논리적으로 맞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한국에는 결혼 뒤에 직장을 갖지 않은 여성들이 많아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데, 광장에 나오면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촛불의 미래에 대해서 박 교수는 '촛불과 비정규직의 결합'을 강조했다.

"촛불은 누가 의도한 것도 아니고, 의도한다고 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촛불은 자발적으로 여기까지 발전했다. 다만 앞으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곳에 와서 발언을 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했으면 좋겠다. 아직은 촛불이 쇠고기 이슈에 머물러 있지만, 촛불과 비정규직 문제는 합쳐져야 한다. 그게 한국사회에 발전에 아주 좋은 방향이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나도 <오마이뉴스> 독자인데, 다른 독자들도 끝까지 촛불을 응원하고 많이 현장에 나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 날씨가 더운지 연신 땀을 훔쳤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밝았다. 수많은 시민들이 그에게 다가서며 악수를 청하고 "폰카세례"를 퍼부었다.


#박노자#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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