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차 울산촛불문화제'가 5일 저녁 7시부터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쇠고기 재협상 쟁취 촛불수호 울산행동'(이하 촛불행동)이 주최 한 가운데 제3차 '국민대회'를 열고 '국민승리 선언의 날'로 선포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페이스 페인팅'과 '풍선아트' 체험관 및 단체별 홍보관이 마련돼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이른 시간부터 기말고사가 끝난 일부 학교의 학생들과 주말을 맞아 아이들 손을 잡고 참석한 주부들이 대거 모이면서 촛불행동 관계자들의 준비하는 손길이 바빠졌다. 한 관계자는 "촛불현장에 진정한 주인들이 다시 모인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는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고시철회, 재협상'을 요구하기 위해 다시 모인 이들이 진짜 촛불의 배후"라고 웃으며 밝혔다.
초등학생부터 여학생과 주부 및 현직 교사 그리고 노동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주장을 펼쳤고 특히, 성직자들까지 가세해 이날 문화제의 열기를 더했다. 또 울산청년회 및 현대자동차의 노래패가 신나는 율동과 함께 개사곡들로 열창의 무대를 선 보였다. 동해 놀이패의 박력있고 멋진 '모듬북' 공연엔 2000여 울산 시민들의 함성이 터지기도 하는 등 영상물 상영과 함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S고등학교 현직 교사라고 밝힌 강아무개 선생님은 자유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물 부족 국가인데 왜 물대포를 쏘아대는가. 이래서 국가 경제가 살겠나?"라며 정부의 촛불집회에 대한 강격대응 원칙에 일침을 놓았다. 이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건, 따스한 햇살"이라고 정부의 유연한 태도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우리 촛불 민심은 변질되는 게 아니라 본질을 찾아 가는 중"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한 일부 보수언론의 말 바꾸기에 빗대서 발언하기도 하였다.
이어진 발언에서 강 교사는 현정부를 "전국민적 지지보다는 소수 재벌과 자본가들의 지지가 더 중요한 정부, 민족적 자존심보다 큰 나라 섬기는 것이 더 중요한 정부, 교류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화해 무드보다 대결국면 조성이 정권유지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정부"라고 규정했다. 그는 "70년대 개발독재의 환상에 사로 잡혀 시대착오적인 경제 살리기 정책은 전 국민을 무한경쟁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일부 가진자들의 이익을 위한 희생양과 들러리로 전락 시키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교육의 시장화, 공공부문의 민영화, 노동관계법의 개악 등이 심히 우려 된다"며 강하게 저항할 것을 주장하였다.
한편, 이날 촛불문화제를 마칠 즈음 퍼포먼스의 하나로 시민들의 염원을 적은 '풍등'을 날리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시민들이 풍등 4~5개를 날리는 과정에서 바람의 방향이 예상치 못하게 불자 강선행 사회자는 확성기를 통해 풍등 날리기 행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날린 풍등 중 하나가 콘크리트 공사가 완료된 K사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22층 내부로 들어가 차단비닐막 일부와 폐시멘트를 담아 놓은 마대자루를 태우는 소동이 발생했다.
2000여 울산시민들과 함께 이 광경을 지켜 보던 '울산촛불문화제' 다음카페 회원들과 '울산행동' 관계자들이 신속히 현장으로 뛰어가 15층에 마련 돼 있던 소화기로 작은 화재를 진압하여 위 소동은 5분여 만에 일단락되었다. 화재가 진압된 후 현장을 확인한 소방당국자는 이번 풍등 불씨 소동의 피해액으로 1만원으로 추정하였다.
'울산행동' 대표자들은 긴급 모임을 갖고 이후 성남동 차없는 거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차 촛불문화제를 전격 취소하고, 소방당국자 및 시공사 관계자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는 등 사후수습에 전력을 기울였다. 또, 논평을 통해 깊은 사과와 함께 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밝혔다.
아래는 '풍등' 날리기 이벤트 중 발생한 화재 소동에 대한 '울산행동'의 논평이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대책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
1. 오늘(7월 5일)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울산시민 촛불문화제를 마칠 즈음 퍼포먼스의 하나로 시민들의 염원을 적은 풍등을 날리는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준비된 풍등 몇 개를 날리자 그 중 하나가 예측치 못한 바람을 타고 공사 중인 코오롱 파크폴리스 건물 내로 들어가 차단비닐막 일부와 폐시멘트를 담아 놓은 마대자루를 태우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2. 풍등이 예측치 못한 바람의 변화로 인해 공사중인 건물로 향하자, 즉시 아직 날리지 않은 다수의 풍등을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또한 즉각 소방서에 신고를 하는 한편 급히 현장사무소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이와함께 행사 관계자들과 시민 10명은 급히 현장인 22층으로 올라가 소화작업을 시작해 5분여 이내에 모두 진화를 하였습니다. 진화를 모두 마친 이후 소방관이 도착해 현장확인을 했습니다.
3. 비록 예상치 못한 불상사였으나 다행히 현장은 정리정돈이 잘되어있고 더욱이 인화물질이 없는 작업장이라 큰 화재로 번질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화재발생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촛불수호 울산행동에 있습니다. 염려를 끼쳐드린 코오롱 건설에 대해 정중한 사과를 드립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 및 재산상의 손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입니다. 또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분들에게도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초기 화재의 기미가 보이자 이후 예정되었던 성남동 2차 촛불문화제를 취소하였으며, 소방당국자 및 시공사 관계자와 긴밀한 연락을 취해 사후수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소방당국은 1만원 정도의 피해라 추정하고 있으며, 건축 현장관계자 또한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4. 촛불수호 울산행동 관계자는 내일 7월 6일 시공자인 코오롱 건설을 방문해 다시한번 정중한 사과를 하고, 이후 대책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평화적으로 준비했던 작은 행사가 예기치 못한 일로 많은 분들께 염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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