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김태종 기자 =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이 전 회장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고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또 차명주식 거래를 통한 조세포탈 혐의는 일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 등의 조세포탈 행위는 국가의 과세권을 침해하고 조세 정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으며 유죄로 인정된 포탈 세액이 456억원에 달한다"면서 "다만 시세차익을 노린 매매이거나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3500억원을 구형했었다.
이 전 회장과 이학수 전 부회장 등 삼성 핵심임원 8명은 에버랜드 CB를 이재용 남매에게 편법증여하고 삼성SDS BW를 저가로 발행한 혐의와 차명계좌로 계열사 주식을 매매해 1128억원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에는 사건의 중대성을 반영하듯 200여명의 방청객과 내외신 기자들이 입추의 여지 없이 몰려 들어 재판을 지켜봤으며, 삼성 임직원들은 이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 형이 선고되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앞서 이 회장은 법정에 들어서며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는 등 긴장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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