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른 해보다 고유가 때문에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를 1도 높여 놓았다. 공조시설이 잘 나오지 않는 사무실에서는 더워서 업무를 보다가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는 부채를 자주 보았다. 지금도 부채를 많이 사용할까 생각해봐도 지난 온 세월보다는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에어컨과 선풍기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자치를 감쳐지는 것이 부채일 것 같다.
옛 생각을 하여보면 더운 여름 시골에서는 한낮이면 더위를 피하고자 느티나무 밑에서 자리를 깔고 부채를 부치면서 더위를 잊은 적이 많았다. 저녁이면 마당에서 들마루에 앉아서 모기를 쫓기 위하여 불 위에 풀을 얹어 연기가 나게 하기도 하였다.
부채를 부치면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별자리를 보면서 저것은 나에 별 저 별을 너에 별 하면서 노래도 부르고 별자리 알아맞히기도 하였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
이처럼 어린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부채 전시회가 인사동에서 열리고 있어서 찾아가 보았다. 부채에는 다양한 그림과 글씨를 보았다. 부채 전시회를 보니 어린시절의 그 정취가 떠오는 듯하다. 붉은 감이 열려있는 모습과 가을의 아름다운 만추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달밤에 비추어지는 대나무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았다. 강가 노송의 아름다운 경치도 맛볼 수 있다.
부채에 쓰인 글귀를 보니 어머니 살아계실 제 섬김이라…. 지난 후면 애 닮다 어찌하리 등 한글의 아름다운 구절과 한시를 감상하였다. 부채 중에서 특이하게 여름철에 볼 수 있는 벌레를 모아놓은 부채도 보았다. 나비, 여치, 매미, 잠자리 등 모르는 벌레도 많이 있다.
더운 여름 전시장에 있는 부채로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면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보다 더 시원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