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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김재학(왼쪽) 공무원노조 음성지부장과 반평환 음성군청 구내식당 대표가 협약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지난 21일 김재학(왼쪽) 공무원노조 음성지부장과 반평환 음성군청 구내식당 대표가 협약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 이화영

미국산 쇠고기 검역 재개 후 충북지역에서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사지도 먹지도 않겠다'는 불매운동이 사회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음성군지부(아래 음성지부)는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산 쇠고기 취급업소에 대한 불매운동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또한 21일 오후 음성군청 구내식당과 미국산 쇠고기 사용거부 협약도 체결했다.

 

음성지부는 성명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식당, 정육점, 마트 등을 이용하지 않을 것임을 결의한다"며 "지역 내 공공기관 노조 및 모든 시민단체와 연대해 이를 확대하여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음성지부는 이어 "'조공협상'으로 불거진 촛불시위로 굴욕적인 추가 협상을 구걸했으나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는커녕 촛불이 들불로 번지고 있다"며 "정부는 사태해결보다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장관고시를 강행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 지역축산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며 "직장 내 각종 모임은 물론 가족들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사지도 먹지도 않겠다"고 결의했다.

 

 공무원노조 음성군지부와 음성군청 구내식당이 체결한 협약내용의 일부
공무원노조 음성군지부와 음성군청 구내식당이 체결한 협약내용의 일부 ⓒ 이화영

음성지부는 구내식당과 체결한 협약에서 ▲미국산 쇠고기 절대 사용금지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첨가제(조미료, 라면스프), 육수 등 사용금지 ▲유전자 조작식품 사용금지 ▲음성군에서 생산된 쌀 사용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을 맺었다.

 

음성지부는 또한 협약내용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을 포함해 '식당운영 계약해지'라는 초강수 협약을 체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일 공무원노조 제천시지부는 '미국산 쇠고기 불매' 성명 발표에서 "정부는 전국 읍면동장 3500명을 모아놓고 미국산 쇠고기 홍보교육을 하는 등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따로국밥' 행정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농민보호를 위해 다른 모든 기관이 불매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충북도내 학부모와 일선학교 교장, 교사들도 지난 17일 미국산 쇠고기의 학교급식을 반대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119개 학교운영위원회가 참여한 이 선언문에는 학부모위원 134명, 학교장 27명, 교원위원 168명, 지역위원 32명 등 모두 361명이 서명했다.

 

 충북도내 학부모와 일선학교 교장, 교사 등 학교운영위원 361인이 서명한 공동선언문을 지난 17일 발표하고 있다.
충북도내 학부모와 일선학교 교장, 교사 등 학교운영위원 361인이 서명한 공동선언문을 지난 17일 발표하고 있다. ⓒ 이화영

이들은 선언문에서 "광우병 위험 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학교급식에 사용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학생들의 건강과 식품 안전성을 최우선해 친환경 또는 우수 농‧축‧수산물을 사용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충북도민 감시단 10여명은 지난 18일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청주시 봉명동의 한 수입육류 유통매장을 찾아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감시단원들은 "이 유통업체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다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고 판매 중단을 약속했지만 최근 판매를 재개했다"며 "미국산 쇠고기 판매 중단과 그 동안 판매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 등 소비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치단체 의회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농축산 농가 안정화 대책을 고민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5월 27일과 30일 영동군과 괴산군의회가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장과 정부 관계부처 등에 보냈다. 음성군의회는 지난달 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철회 촉구와 평화적인 촛불문화제 개최를 보장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성명을 발표했다.

 

충북도의회는 지난 21일 제27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농축산농가 안정화대책 건의문을 통해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허용되면서 축산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는)농업용 면세유 보조금제 시행 및 확대, 화학비료 판매가격 차손보전제 부활, 사료가격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으로 시작된 촛불시위가 중단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학부모, 교사, 공무원, 종교인, 자치단체 의원 등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넘어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회전반으로 확신되고 있어 이번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화영 기자는 지방공무원입니다.


#미국산 쇠고기#공무원노조#음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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