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통영공무원노동조합은 2명의 기자들이 사용해 오던 통영시청의 제2기자실을 폐쇄조치했다.
통영공무원노동조합은 2명의 기자들이 사용해 오던 통영시청의 제2기자실을 폐쇄조치했다. ⓒ 통영공무원노동조합

통영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허동진)이 통영시청 출입기자 2명이 사용하던 공간을 폐쇄하고, 해당 신문 구독 중단과 광고 게재 중단 등을 요구해 관심을 끈다.

31일 공무원노조는 "통영시청에는 2개의 기자실이 있었는데 주로 2명의 기자들이 사용해 오던 제2기자실을 지난 25일자로 폐쇄조치하고, 해당 신문사에 구독 중단 의사를 통보했다"면서 "8월 1일 이후에도 신문이 보급될 경우 또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노조가 2명의 기자에 대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기자들이 공무원을 협박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2명의 기자는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ㄱ일보와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ㅇ매일 소속이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공무원이 기자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무원노조는 "북신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건축업자 H씨에게 하청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업지원과 담당주사를 협박하고, 공사 추진을 저지시키려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북신시장 현대 시설 사업의 하나인 아케이드 시설 설치를 위해 인근 주민의 동의서를 받았을 뿐 아니라 제반 법적 요건을 모두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ㄱ일보 기자는 7월 1일 아케이드 설치 관련 진정서가 접수되었으니 2일 오전 중으로 기자실로 오라고 하여 2일 기자실로 갔으나 그 기자는 없었고 대신 ㅇ매일 기자와 민간인 H씨가 있었다"고 경위를 설명.

공무원노조는 "이 자리에서 ㅇ매일 기자는 마치 형사가 죄인 다루듯 담당주사에게 '행정 처리를 그 따위로 하느냐?'  '진정서가 접수 되었는데 어떻게 행정 처리를 할 것인가?' 하고 다그쳤다"고 밝혔다.

담당 공무원이 추진 상황을 설명했는데, 건축업자 H씨가 "전부 거짓말이다"며 "야! 니 자식 새끼 몇이고? 당장 공사 중단 안 하면 니 모가지야. 니 혼자 하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위에서 시킨다고 막무가내로 일을 하면 우짜노?"라며 협박했다고 공무원노조는 주장했다.

 통영공무원노동조합 간부들이 제2기자실 폐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통영공무원노동조합 간부들이 제2기자실 폐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 통영공무원노동조합

공무원노조는 "기자의 직분을 남용하여 통영시가 하는 사업 추진을 방해하고 공갈협박으로 저지하려 했던 기자와 건축업자는 공개 사과할 것"과 "통영시장은 두 기자가 작업하는 제2기자실을 즉각 철폐하고, 행정상 필요한 광고 또는 공고 게재 의뢰를 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그 뒤 ㄱ일보와 ㅇ매일 소속 기자 2명은 사과했다. 공무원노조가 두 기자로부터 받은 사과문에 보면 "물의를 빚게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되어 있다.

이들 두 기자는 "사업 추진 담당 계장과 공사 감독 공무원이 그동안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해온 공인으로서 자괴감마저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결과가 이렇게 엄청난 문제를 야기시키게 된 점 사업 추진 담당계장과 공사 감독 공무원 그리고 시 산하 직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허동진 위원장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권위적인 기자들의 모습을 보게 되어 개탄스럽다"면서 "제2기자실이 폐쇄되자 그동안 그 공간을 사용해 오던 2명의 기자는 제1기자실이라 할 수 있는 브리핑룸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통영시 모든 부서와 읍·면·동에서 ㄱ일보와 ㅇ매일을 받아보지 않기로 했다.


#통영시#기자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