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 기상청이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날씨와 매출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일일 최고기온이 18℃를 넘어가면 청량감이 드는 유리그릇이 눈에 띄게 팔리기 시작, 19℃가 되면 반소매셔츠의 판매량이 늘어났다. 에어컨은 낮 최고기온이 20℃가 되면 판매되기 시작, 24℃에 이르자 수영복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벌레를 죽이는 살충제는 26℃에, 27℃에는 수박, 28~29℃에는 양산이 많이 팔린단다.
냉국수와 아이스크림, 주스 등은 25℃가 되자 눈에 띄게 많이 팔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더울수록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리는 게 아니라는 것. 25℃~30℃까지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판매량이 급속하게 늘지만, 30℃에 이르면 지방이 많은 아이스크림보다는 수분이 많은 빙수나 샤베트를 찾는 사람이 훨씬 많아진다고.
이처럼 날씨에 따른 사람들의 심리 변화와 그로 인한 상품 선호, 즉 날씨가 제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국내의 한 유통회사도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밝히고 있다.
소주는 6~10℃일 때, 양주는 0~5℃일 때 제일 많이 팔렸는데, 20℃가 넘으면 둘 다 매출이 줄어든다. 맥주는 어떨까? 0℃를 기준으로 11~15℃로 기온이 오르면 매출이 28% 증가, 30℃까지 오르면 70%까지 증가(0℃ 기준)한다고. 소프트드링크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많이 팔렸는데 맥주처럼 0℃ 기준, 30℃ 이상에서 매출이 3.8배나 올랐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의 온도 변화에 따른 매출은 어떨까? 5℃에서 10℃로 상승할 때는 매출 증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15℃에서 20℃로 높아질 때는 17%의 신장률을, 25℃에서 30℃로 올라갈 때는 3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단다. 하지만 "30℃를 넘어서자 오히려 판매량이 줄었다"고 GS유통도 위의 사례와 같은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들 제품들뿐일까? 기관들의 조사 결과마다 옷, 도시락, 커피, 서적 등 우리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들은 날씨와 날씨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었다.
업체나 기관들의 이런 조사는 마케팅이나 고객관리, 재고관리 등에 적극 활용된다. 우리나라에 봄이면 찾아드는 불청객 '황사'를 이용한 황사 마케팅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 기상 조건, 즉 날씨에 따라 울고 웃는 기업들이 나올 정도다. 때문에 점점 갈수록 기상 정보의 필요성은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정확한 날씨 정보가 중요한 이유는, 기업들의 이런 손익보다는 우리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날씨 변화는 종종 우리를 힘들게 한다. 누구나 한 번쯤 갑자기 쏟아지는 비 때문에 낭패를 본 경험은 있을 것이다. 게릴라성 폭우나 태풍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가기도 한다.
구름을 관찰하면 날씨를 알 수 있다?"이 책은 독자들이 제반 날씨와 그 구체적 현상을 이해하고 관련 지식을 쌓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다양한 일기 현상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신이 사는 지역이나 자신의 생활이 그 현상으로 인해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되는지를 알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시야에 잡히는 구름이 폭우를 준비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어디로 조용히 흘러갈 것인지 정도는 알아맞힐 수 있기를 바란다." - 스톰 던롭<쉽게 찾는 날씨>(현암사 펴냄)는 이처럼 우리와 밀접한 날씨를 우리들이 일상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맨눈으로 하늘의 구름을 관찰하여 날씨를 기상청보다 먼저 알게 하는 날씨 도감'이란 부제가 붙었다.
왕립 천문학회와 왕립 기상학회의 특별 연구원으로 활동, 날씨와 천문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한 날씨 전문가인 저자 '스톰 던롭'은 기상청의 잦은 오보로 종종 불편함을 호소하는 우리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일상에서 잠깐잠깐 하늘을 관찰하는 것으로 날씨를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저자는 첫 장 '하늘이해의 첫걸음'에서 하늘을 관측하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과 카메라로 하늘을 촬영하는 기술을 상세히 설명한 후, 모든 기상 현상의 기본이 되는 구름의 종류와 모습, 구름의 생성과 소멸, 구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상 현상으로 발전하는 과정 등을 수많은 구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한다.
구름마다 강수는 어느 정도인지, 외양은 어떻고 어떤 광학 현상이 발생하는지,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발전하는지 등을 본문에서 상세하게 설명해뒀다. 또 언제 펴보아도 신속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ID FACT FILE'에 정리, 덧붙여 실음으로써 날씨 관찰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게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적란운은 폭우, 눈, 우박, 천둥, 번개, 돌풍, 그리고 심한 경우는 토네이도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구름이다. 규모가 가장 큰 폭풍인 열대저기압과도 연결된다. 외양은 거대하고, 보통 하늘 높이 치솟아 주변 5km 정도의 하늘을 뒤덮는다. 무수한 온난 상승기류의 무리로 이뤄졌으며 꽃양배추를 닮은 짙은 머리 부분은 햇빛을 받으면 눈부신 흰색으로 빛난다. …(중략) 특히 여름에 적란운은 지표가 태양열을 받아 달궈져 상승 온난기류가 형성돼 바로 적운 봉우리 구름으로 변하고 이것이 다시 적란운으로 탈바꿈한다. 적란운은 겨울에는 그리 두껍게 나타나지 않는다…(중략)적란운은 대머리구름과 털보구름 두 종류가 있는데…. - 책속에서
게릴라성 폭우 때 자주 볼 수 있는 적란운의 다른 이름은 쌘비구름과 소나기구름. 적란운 다음 페이지에서 다루는 것은 적란운의 한 종류인 적란운 대머리구름, 그 다음은 적란운 털보구름. 다음에는 부수 구름인 토막구름, 두건구름, 면사포구름을 설명한다. 이어 부변종인 아치구름, 모루구름, 유방구름 등을 설명한다. 이처럼 관련된 구름들을 이어서 설명함으로써 날씨 관찰 초보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주머니 속 날씨도감, 과학교재로도 손색 없어이외에도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코로나나 자개구름, 무리, 환일, 천정호 등의 광학 현상과 지구 그림자, 야광운, 로켓운, 유성운 등처럼 보기 드문 기상 현상, 바람, 전선, 기단, 기압 등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설명한다. 회오리나 용오름, 열대저기압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악천후를 설명하고 그 대처 요령까지 알려준다.
본문 거의 모든 페이지에 실린 여러 종류의 구름사진들과 다양한 현상의 기상 사진들은 마치 하늘을 보고 있는 듯 생생하다. 뭉게구름, 조각구름, 먹구름, 새털구름, 소나기구름 정도로만 알고 있던 구름들의 다양한 얼굴과 구름들이 자연의 또 다른 현상들과 어우러져 벌이는 장관은 흥미롭고 신기했다. 그래서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매일 만나는 하늘과 구름과 바람이 달리 다가왔다.
이제 하늘을 보거나 구름을 관찰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질 것 같다. 아니 이제까지 기상청의 예보에만 의존하던 날씨를 나름 추측해보면서 자연이 펼치는 장관에 숨죽이며 감탄하는 날들이 훨씬 많아지지 않을까?
"날씨는 우리 삶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한 장관을 선사하기도 하고,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현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현상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저 하늘을 한번 흘깃 쳐다보고 '오늘은 맑군!' 하거나 '조금 흐리군!' 할 뿐이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폭우에 흠뻑 젖었을 때는 관심을 가져봐야 이미 늦었다. 이 책은 하늘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든 날씨가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얼굴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스톰 던롭 덧붙이는 글 | <쉽게 찾는 날씨>- ‘맨눈으로 하늘의 구름을 관찰하여 날씨를 기상청보다 먼저 알게 하는 날씨 도감’/스톰 던롭 지음/현암사 펴냄/2008.7.7/1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