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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오락가락하던 주말. 운동화를 신고 산책 삼아 청라경제자유구역 일대를 둘러본 적이 있습니다. 사실 북인천I.C를 지나 영종도기념관까지 걸어가서 갯벌과 바다를 볼 생각이었는데, 서부공단으로 향하다 자동차 매연을 피하려고 논길로 빠져들었는데 길이 청라경제자유구역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쏟아지기 시작한 장맛비 때문에 물에 빠진 생쥐처럼 홀딱 젖었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고 이곳저곳을 둘러봤습니다.

 

빗속의 청라지구는 고층 아파트를 짓기 위한 기초공사가 한창이었고, 이 때문에 드넓은 푸른 농지는 포클레인과 불도저에 의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토지공사의 청라경제자유구역 홍보관부터 서구 심곡동과 원창동의 경계까지 한참 걸어가면서 본 것이라고는 공사를 위해 설치한 공사 가림막과 그 벽면에 덕지덕지 붙은 요란한 선전문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림막 너머에서 중장비들의 거친 굉음과 움직임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렇게 장대비를 맞아가며 청라지구를 둘러보았지만,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그 주변의 모습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빗속에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그 뒤 지루한 장맛비가 그치고 날이 화창하게 개인 날, 철마산 줄기를 따라 산책을 나선 적이 있습니다. 도서관 휴관일(인천 계양도서관은 매주 화요일)이라서 오전에 포스팅을 조금 하고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숲으로 나선 것입니다. 숲에서는 나무타기를 뽐내는 청설모도 만나고 더위를 피해 숲을 찾은 동네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이 탁트인 철마산 등줄기에서는 눈부신 태양과 파란 하늘 그리고 산 아래 사람들이 사는 곳의 도시의 모습들도 한눈에 펼쳐졌습니다. 특히 고층 아파트 밭을 일구고 있는 청라경제자유구역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느새 농지의 푸르름은 전혀 볼 수 없는 이제 산 건너편의 삭막한 도시처럼 변해 버릴 그곳을 바라보고 있자니, 대체 이런 개발을 왜 해야 하는건지 누굴 위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질문에 누가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경제를 위해,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하다는 마구잡이식 난개발이 청라지구에서는 '관광, 레저, 친환경'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도 참 아이러니합니다.

 

그 답답한 청라경제자유구역 개발 모습과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하늘#청라경제자유구역#개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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