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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니 더욱 촉촉해진 청청 숲길입니다.
 비가 오니 더욱 촉촉해진 청청 숲길입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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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옆에 흐르는 개천물의 콸콸 흐르는 소리에 가슴까지 시원해집니다.
 숲길 옆에 흐르는 개천물의 콸콸 흐르는 소리에 가슴까지 시원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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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이 햇살이 따갑고 뜨거운 날은 자전거 타고 다니기가 두려울 정도입니다. 피부를 태우는 것 같은 햇살도 햇살이지만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40도가 넘는 지열은 정말 후끈후끈하지요.

장마도 지나가고 가끔씩 쏟아지는 소나기 혹은 국지성 호우가 그리워지는 때, 더 이상 기상청의 예보를 믿지는 않지만 소나기가 예상된다는 뉴스를 보고 집 앞에서 외로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애마를 타고 청정 숲길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국립수목원(예전엔 광릉 수목원) 가는 길이 그곳인데 승용차나 버스를 타고 갈 때마다 참 멋진 길이구나 감탄을 했던 숲길입니다. 포천 축석 검문소에서 시작되는 이 청정 숲길은 국립수목원을 지나 광릉을 거쳐 봉선사라는 절에 이르기까지 온통 푸르디 푸른 나무들과 숲과 새들, 잠자리들과 함께 하는 길이지요.
 
저는 애마를 전철에 싣고 의정부역에서 내린 후, 포천을 지나 국립수목원을 향해 달렸습니다. 이날은 기상청의 예보가 들어맞아 구름이 많아 날이 흐리고 더울 만하면 소나기가 많이 쏟아져 내려 비도 실컷 맞고 지나가는 차가 뿌리는 물세례도 맞았지만 재미있는 자전거 여행이 되었습니다.

의정부 시내를 지나 국도의 다양한 갓길을 경험하며 많은 차들과 함께 포천에 들어서니 바로 보이는 국립수목원 입구 표지판이 반갑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청정 숲길이 실컷 달리고픈 본능을 자극해 다리에 힘이 불끈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런 제 마음과는 달리 이 길에는 갓길이 거의 없는 위험하기도 한 길이라 천천히 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이럴때 자전거식 표현으론 '샤방샤방 모드'라고 합니다).

게다가 심심하면 소나기까지 내리니 제가 달리는 차도의 맨우측 흰색선을 생명선으로 생각하고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고정합니다. 갓길 없는 2차선 길에 차들이 옆으로 스치며 휙휙 지나가지만 제 경험으로 보아 맨 우측 흰색선을 밟으며 달리겠다는 강한 뒷모습을 등에 표현하며 천천히 달리면 뒤에서 오는 차들이 빵빵대거나 위협적으로 지나가지는 않더군요. 이날은 뒤에서 오는 차들의 '자전거 조심해'하는 경적소리를 한 번 밖에 안들은 신기록을 냈네요.

의정부역에서 출발하여 변화무쌍한 갓길과 함께 달리다 보니 보이는 포천 표지판.. 숲길이 가까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의정부역에서 출발하여 변화무쌍한 갓길과 함께 달리다 보니 보이는 포천 표지판.. 숲길이 가까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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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석 검문소에서 숲길로 들어서니 이런 예쁜 농장이 반깁니다.
 축석 검문소에서 숲길로 들어서니 이런 예쁜 농장이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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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내리는데다 갓길도 없는 숲길은 아직 자동차를 위한 길입니다.
 소나기가 내리는데다 갓길도 없는 숲길은 아직 자동차를 위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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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를 잠시 피해 쉬었던 지붕이 있는 고마운 버스 정류장
 소나기를 잠시 피해 쉬었던 지붕이 있는 고마운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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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이 길은 30Km 속도 제한이며 중간중간 마을을 지나는 곳곳에는 과속방지턱이 있어서 차들도 천천히 달립니다. 하기는 이런 멋진 숲길을 빨리 달리면 자기만 손해지요.

길에 물이 고일 정도로 소나기가 오거나 지나가는 차들이 계속 물세례를 뿌려대면 길가에 만나는 의자와 지붕이 있는 안식처 버스 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작전상 후퇴를 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쏟아지는 소나기를 시원하게 감상하다보니 버스가 21번 하나만 다닌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버스안의 기사님과 승객들이 비에 젖어 정류장 나무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는 저와 애마를 보며 다양한 표정을 보내옵니다. '이 날씨에 무슨 고생이람'이 대부분이며 소수의 표정으로 '젊음이 부럽다'가 있었습니다. 태양이 보약이 되는 가을에 의정부 전철역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축석 검문소에 내려서 이 숲길을 실컷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가슴까지 푸르르게 하는 청정 숲길 사이사이엔 심심하지 말라고 예쁘게 꾸며놓은 농장과 타조우리도 있고 갖가지 개들이 많은 애견학교도 보이고 농장 주인의 이름을 건 포도밭도 늘어서 있습니다. 아프리카 문화를 소개한다는 사설 아프리카 문화원도 이 숲길 사이에 들어서 있더군요. 국립수목원이나 광릉의 국보급 숲은 안가본 사람은 말을 할 수가 없으며, 봉선사 절에 있는 오리들이 돌아다니는 넓은 수련밭도 인상적이구요.

인도는 물론 갓길도 없는 아직은 자동차들을 위한 길이라 저처럼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걸어서 가기 힘든 숲 길이지만 이번에 가보니 이런 길은 차보다는 자전거로 혹은 도보로 가는게 더 어울리는 청정 숲 길이었습니다.

인도도 생기고 갓길도 넓혀져 이런 멋진 숲과 길을 천천히 감상하고 음미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런 날이 오면 오늘처럼 소나기가 와도 더욱 좋은 숲길로 사람들에게 다가올 테니까요. 

숲길 중간중간에 다양한 농원, 농장들이 많아 구경삼아 들리면 재미있습니다.
 숲길 중간중간에 다양한 농원, 농장들이 많아 구경삼아 들리면 재미있습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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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말마따나 안 가본 사람은 말을 하지마란 말이 저절로 나오는 청정 숲길입니다.
 누구 말마따나 안 가본 사람은 말을 하지마란 말이 저절로 나오는 청정 숲길입니다.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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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서 더운 날씨에 목마른 수련들이 기뻣겠어요. 봉선사에 있는 넓은 수련밭입니다.
 비가 내려서 더운 날씨에 목마른 수련들이 기뻣겠어요. 봉선사에 있는 넓은 수련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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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립수목원, #태릉, #봉선사, #광릉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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