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저 하늘을 물들인 노을 좀 봐요?”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던 아내가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8월13일 저녁 해가 북한산을 넘었을 때입니다. 짙은 구름에 가려 있던 서쪽하늘이 잠깐 동안 열렸습니다. 순간 하늘이 아닌 구름을 붉게 물들인 노을이 하늘을 수놓았습니다. 검게 뭉쳐있던 뭉게구름이 희뿌연 색으로 변하는 것 같았는데 한 순간에 붉게 변했습니다.
하늘 가운데 훤하게 열려 있던 한쪽의 검은 구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옅은 흰 구름은 그대로였는데 검은 구름이 붉게 물든 것입니다. 구름을 물들이는 노을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좇아 앞 창문 뒤 창문을 왔다 갔다 뛰어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사이 서쪽 하늘 가득 검은 구름이 뒤덮고 말았습니다.
저녁노을이 구름과 하늘을 물들인 시간은 10여분 정도.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하늘과 구름을 곱게 채색한 모습을 오랜 동안 보여주고 싶지 않았었나 봅니다. 그 짧은 순간에 잡은 하늘과 구름을 물들인 노을 풍경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