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신체 특히 여성의 신체는 회화와 조각 그리고 사진에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표현대상으로 삼아왔다. 시각예술에서 여성의 신체는 아름다운 곡선미와 풍만한 육체가 강조되어 성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부터는 단지 성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시각으로 여성의 신체를 바라보기보다는 사회적인 의미 또는 여성의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의도에서 제작된 작품이 많이 발표되었다. 특히 현대사진에서는 과거와 같이 모델에게 특별한 포즈를 취하게 하고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표현대상으로 선택하였다.
이번에 갤러리 룩스에서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는 김주원은 매우 감각적인 프레임과 앵글을 선택하여 일상적인 생활공간을 연상시키는 공간에서 여성의 누드를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전시하는 작품을 살펴보면 모델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옷을 벗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작가는 절제된 화면구성으로 모델과 작품의 배경이 시각적으로 잘 조화되게 사진을 찍었는데, 그 결과 주제가 명료하게 잘 드러나고 있다.
김주원의 작품에서는 신체가 다른 소품들과 차별화되게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브제로서 표현되고 있다. 작가는 감각적으로 표현대상을 프레이밍하고 작품의 구조를 이루는 배경과 소품 그리고 모델이 빈틈없이 상호작용하여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시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이 시각적으로 매우 절제되어 있고, 작품 한장 한장마다 섹슈얼리티가 강하게 드러난다.
작품의 배경을 이루는 꽃병, CD꽂이, 과일, 잡지 책 등이 모델의 포즈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품마다 긴장감이 조성되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잡는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감각적인 카메라워크와 표현대상의 외형적인 느낌이 어우러져서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또 다른 조형언어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번에 김주원이 표현대상으로 삼은 소재와 표현방식이 특별하고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사진적인 표현능력과 현대적인 감각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성공적인 전시회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8-13~2008-08-19 장소 : 갤러리 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