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 비 오던 8월 어느날 밤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다 보니 장관이더군요. 그 당시 광복 60주년 기념으로 한 것이라 아마 당분간은 다신 안 할 것이라는 생각에 비맞아가며 몇 장 찍어 봤었습니다.
3천 장이 넘는 태극기는 가까이서 보니 장관이었습니다.
비오는 와중에도 신나게 노는 애들. 어린 게 좋아보이더군요.
그리고 나서 다시 1년여가 지난 재작년 8월 어느날 그 근처를 지나가다 보니 또 장관이 연출되고 있더군요.
수천 개의 청사초롱의 밝은 모습 역시 가까이서 보니 장관이었습니다.
여전히 뛰노는 아이들… 저 뒤에선 당시 전지현이 나오던 영화 상영중이었습니다.
분수대에서 신나게 노는 애들입니다. 불이 꺼졌어도 볼 만하더군요. 근데 옆에 지나가던 할아버지들 3명이서 이런 얘길 나누시더군요.
"저거 왠지 인공기 같지 않어?"
"오세훈, 그 넘도 빨XX래!"
"설마? 그래도 한나라당 출신인데…."
이런 시대착오적인 얘길 들으며, 지나가면서 친구랑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서울시장들이 ○나라당이 아닌 ○노당이나 ○○당 출신이었다면 저렇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떤 언론들은 시민 혈세로 경제 살려라! 이러면서 반대하고 ○나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에선 대권욕에 눈이 멀어 서울시민 혈세로 낭비를 일삼는다는 소설로 헛소리를 하면서 탄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웃으면서 하는 얘기지만 ○나라당 출신 서울시장들이 계속해서 이런 이벤트를 1년에 1번씩이라도 꾸준히 계속해서 나중에 어떤 당 출신 시장이 되어도 이런 이벤트를 자연스럽게 계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분명히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는 분들 입장에선 아까운 혈세 낭비겠지만 이런 것을 통해 생기는 유무형의 뭔가는 분명히 값어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작년 이때쯤 밤에도 야근중 잠시 머리좀 식히려고 나왔다가 음악 듣다 좀 걷다 보니 역시 8월이라 그런지 또 뭔가 하고 있더군요.
이렇게 대형무궁화를 보니 재밌더군요.
금년에도 혹시? 하고 지나가다보니 역시나 밤에 하고있더군요.
투명 페트(PET·페트병을 만드는 소재) 반구 2만7000개를 엮어 만든 가로 70m, 세로 20m 크기의 이 태극기가 불을 밝히고 있더군요.
밤에는 뭔가 행사를 해서 그런지 중간에 이것저것 걸리는 거 빼고 전체 모습을 찍을려면 앞에서만 찍을 수 있었는데 며칠전 낮에 갔을때는 중간에 걸리는 거 없이 전체 모습을 찍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암튼 8월에 서울시청을 지날 때는 무슨 이벤트를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즐겁습니다. 시장이 바뀌더라도 그가 속한 정당이 어떻더라도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딴지 안 걸고 이런 이벤트는 계속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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