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도 휴가를 얻지 못하여 많은 휴식을 취하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여름에 아이와 같이 해수욕장을 가자고 약속을 하여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찾아가 보았다.
해수욕장을 간다고 하고 출발을 하려고 하니, 아침에 일찍 출발을 하지 못하고 점심 때가 지났다. 차를 타고 출발을 하니 어디로 갈까 망설여진다.
가까이 있는 해수욕장에 가기로 하고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출발하였다. 태안반도에 있는 해수욕장은 우리 가족이 자주 찾던 곳인데, 아이들이 올해는 기름유출사고가 있어서 가지 않기로 하였다.
제부도 해수욕장을 가기로 하고 비봉 나들목을 빠져나갔다. 제부도로 향하다 방향을 대부도 방향으로 다시 잡아 달렸다. 대부도에는 해수욕장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인근에 있는 영흥도에 해수욕장을 찾아가다가 길을 몰라 헤매기도 했다. 대부도에서 영흥도에 들어가는 교량을 건너가보니 이곳도 예전에는 육지로 가기 위하여 많은 고생을 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수욕장으로 향하는데, 지나가는 비가 많이 내린다. 아이들은 차 안에서 왜 이리 비가 많이 오느냐고 이야기를 한다. 해수욕장을 갔다가 해수욕도 못하고 올 것이 걱정이라도 되는 모양이었다. 십리포해수욕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량이 많아서 차량을 주차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해물 칼국수를 시켜놓고 기다려 보니 국수가 나왔다. 아이가 국수에 파리가 빠져있다고 이야기한다. 주인을 불러 이야기를 하니 국수를 다시 준비해 왔다. 점심 때가 많이 지나서인지 배가 벽에 붙어 있는 모양이다. 허겁지겁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해수욕장으로 향하였다.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썰물로 물이 많이 빠져나가 있고 들어오는 중이라 한다. 준비해간 파라솔을 치고 밖에서 기다리고 아이는 도착하자마자 구명조끼와 튜브를 가지고 물로 들어가 논다.
십리포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아니고 바닥이 갯벌로 되어 있어 물이 맑지 않다. 돌도 많이 있어 아이에게 위험하기도 하였다. 모르는 아이가 발을 많이 베어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니 더 그랬다.
아이들은 그래도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잘 논다. 그러는 동안 어른들은 파라솔 아래서 아이들의 노는 모습만 바라보다 보니 석양이 아름답게 물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해수욕장에 갔지만 물에는 들어가 보지도 않았다. 갯벌 물을 바라보니 물에 들어가 보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다. 시시각각으로 변화는 저녁 석양을 바라보니 매우 아름답다. 햇살의 반사되는 모습도 보기가 좋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붉게 물든 저녁석양이 한 장의 동양화를 보는 기분이 든다.
물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그곳에서 더 머물지 않고 집으로 향하였다. 이렇게 올 해수욕장은 지나갔다. 아이는 아쉬워하는 모양이다. 잠시 해수욕을 하고 집에 왔으니 더 그러는 것 같다. 시간이 허락되면 다른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하였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올여름 휴가는 이것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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