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진보연대 사무실을 나오던 한상렬 목사(진보연대 상임대표, 전주고백교회)가 종로경찰서에 구금된체 조사를 받던 도중, 지난 17일 일요일 오후 검찰로부터 구속영장이 나왔다. 촛불집회 배후세력으로 주목받아 한 목사 외에도 오정렬 진보연대 상임 의장을 비롯 실무진 몇 명이 함께 구금되어 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광우병 기독교 대책회의와 예수살기는 19일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는 현정부에 대한 질타와 촛불집회와 크게 상관도 없는 한상렬 목사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였다.
"내가 배후라니? 나한테 그런 큰 힘이 있는가? 종로경찰서에 구금되던 머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잤다. 다음날(15일) 하루 동안 물도 안 먹고 금식기도를 하면서 묵상했다. 계속 몇 십일 동안 금식을 할까? 그런데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서 53일간 금식기도 했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 이곳에서 금식할 것이 아니라 잘 먹고 기도하고 몸 추스려서 검찰과 싸워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새벽 3시에 일어나서 3시간 동안 기도했다. 기도하면서 특별히 사도신경에 깊이 빠져서 묵상하였다.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 이 두 가지가 내 마음 깊이 새겨졌다. 공회(교회)와 성령과 몸의 부활. 이 세 가지가 뼈 속 깊이 새겨졌다.
지난 5·16당시 광주 상무대에서 고문을 받았을 때 죽어간 사람들이 문득 떠올랐다.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목숨까지 바친 그들 앞에 나는 오늘 아무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검찰에 송환되면 열심히 싸울 것이다."
이날 오전 한상렬 목사를 면회하고 나온 이강실(한상렬 목사 부인) 목사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면회 때 나누었던 내용을 발언하였다.
특별히 대책위와 관계도 없고 촛불집회에 참여를 제대로 하지도 않은 한 목사를 배후세력으로 보면서, 촛불에 열심이지 않았는데 배후라고 하니 민망함을 금치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촛불집회 참가자들한테 한 목사 때문에 촛불집회 나왔냐고 물어보면 무척이나 자존심 상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장 안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는 현재 편안한 상태에서 지내고 있으며, 바깥에 남은 사람들에게 일을 다 떠넘기고 쉬면서 조용히 기도하며 말씀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한편, 기독교대책위의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28일 오후 2시 종로구 연지동에 위치한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시국기도회를 준비 중에 있으며, 27일에는 불교에서 시국 관련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성명서의 전문이다.
<한상렬목사의 구속과 정권의 공안탄압을 규탄한다>
이땅의 사법권력과 정치권력은 한상렬목사를 끝내 구속하였다. 우리는 이미 한상렬목사에 대한 불법적인 강제연행에 대해 규탄했으며 경찰과 정권의 불법한 행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표명한바 있다. 또한 탄원서를 통해 한상렬목사가 우리 사회의 지도자와 성직자로서 인격과 신망을 받고 있기에 불구속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릴 수 있다고 호소하였다. 하지만 이 땅의 사법권력과 정치권력은 끝내 한상렬목사님에 대한 구속을 결정하였다. 우리는 한상렬목사에 대한 구속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촛불민심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인식하며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한상렬목사에 대한 구속은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폭거이다.
정권과 경찰은 한상렬목사를 촛불의 배후로 지목하고 구속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불성설이요 하늘을 기만하는 어리석은 주장이다. 온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대로 촛불시위는 여중생의 촛불로부터 시작되어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적 항쟁이다. 이 엄청난 촛불행렬은 그 어떤 배후도 지시도 없는 직접참여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습이요 위대한 국민의 승리의 행렬인 것이다.
지난 100여일간 촛불의 과정은 이렇게 감동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경찰과 정권은 국민을 협박하고 촛불을 끄기 위해 한상렬 목사를 희생양으로 만들어 구속한 것이다. 촛불의 진짜배후는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국민의 생존권적 요구와 국가의 자존심을 내버린 이명박 정권이다. 그러므로 경찰은 한상렬목사님을 석방하고 이명박대통령을 구속해야 마땅한 것이다.
2. 경찰과 정권은 공안탄압을 중지하고 민심에 순종하라
지난 100차 8.15 촛불문화제에서 경찰은 시민들을 마구잡이식으로 연행했으며 백골단에 이어 사복체포조를 가동해 무차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기독교목사인 구교형목사와 정연길목사도 연행되었다. 장애인을 돕고 평화를 지키려는 목사들의 활동을 공안의 잣대로 판단해 연행하는 것은 지금의 공안탄압이 어느 정도로 극심하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제 경찰과 정권은 공안탄압의 범위와 깊이를 더욱 크게 하려하고 있다. 진보단체와 시민단체를 이간하고, 국민과 촛불을 갈라놓으며, 종교인과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공안탄압을 예고하고 있다. 한상렬목사의 구속은 수구세력이 공안탄압을 통해 우리 사회를 80년대식 공포정치로 회귀하려고하는 수구공포정치의 신호탄인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공안탄압의 즉각적인 중지를 요구하며 공안탄압의 선봉장인 어청수경찰청장을 구속할 것을 요구한다.
공안탄압은 이미 국민들의 위대한 힘에 의해 번번히 좌절되어 왔다. 우리는 위대한 국민들과 함께 촛불의 항쟁으로 공안탄압을 저지하고 민주주의의 승리를 이뤄낼 것이다.
주후 2008년 8월 19일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촛불교회)/예수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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