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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류 부문 전통식품 '명인'으로 지정된 기순도씨. 그녀는 장류의 맛은 무엇보다 노력과 정성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장류 부문 전통식품 '명인'으로 지정된 기순도씨. 그녀는 장류의 맛은 무엇보다 노력과 정성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 이돈삼

"정말 좋은 간장은 하루 이틀 만에 간단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선수처럼 시간과 각고의 노력과 인내가 스며들어야 최고의 간장이 만들어지죠."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 기순도(59·여)씨. 그녀가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해 5년 이상 숙성시킨 진장(陳醬)으로 장류부문 전통식품 '명인'에 지정됐다. 전통식품 '명인'은 해당 전통식품의 조리·가공업에 20년 이상 종사하거나 조상 전래의 특별한 조리 및 가공방법을 그대로 보전·실현할 수 있는 사람 가운데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서 지정된다.

 

전통식품 명인으로 지정되면 개인의 명예는 물론 생산제품의 브랜드 가치 향상, 전통식품 가공 또는 기능 전수자금 지원, 시설 및 포장 개선, 전시·박람회 참가, 기능전수 위한 연구·교육 및 도서발간 지원, 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유서 깊은 탐라 고씨 집안 10대 종부로서 대대로 전승돼 오던 장류 제조비법을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기씨는 지난 36년 동안 이를 가공해 왔다. 뿐만 아니라 이의 산업화를 위해 식품회사를 설립, 전통 방식대로 제품을 생산·판매해 왔다.

 

기씨의 ‘진장’은 5년간 끊임없이 장의 상태, 기후 변화 등을 감지해 만들어져 깊고 진한 맛을 낸다. 약용이나 보양음식에 귀하게 쓰이는 전통 간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식품 명인 기순도 씨가 개발해낸 간식용 청국장환. 역겨운 냄새도 없다.
전통식품 명인 기순도 씨가 개발해낸 간식용 청국장환. 역겨운 냄새도 없다. ⓒ 이돈삼

 30년 넘게 전통식품을 만들어 온 기순도 씨가 선보인 죽염장류 제품들.
30년 넘게 전통식품을 만들어 온 기순도 씨가 선보인 죽염장류 제품들. ⓒ 이돈삼

기씨는 또 냄새 없는 죽염청국장을 만들어 관심을 모았다. 청국장의 온갖 영양소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냄새를 없앤 것이 특징. 청국장 좋다는 것은 다 알지만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기엔 왠지 꺼림칙한 것 또한 사실이다.

 

냄새 때문이다. 지푸라기 썩는 냄새 같기도 하고 지린내 같기도 한 그 역겨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기씨가 만든 냄새 없는 청국장으로 이젠 이 같은 걱정을 덜게 됐다.

 

냄새 없는 분말죽염청국장은 끓여먹는 청국장을 저온에서 건조시킨 다음 햇볕과 건조기로 적절히 말려 가루로 만든 것. 간편하게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도 있어 어린이나 젊은 여성들이 섭취하기에 부담이 없다.

 

"청국장에는 바실러스균이 들어 있어 면역력을 높여주고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큽니다. 그런데도 끓이면 특유의 냄새가 나 어린이들이나 젊은 여성들이 기피하잖아요."

 

기씨가 냄새 없는 청국장을 만들게 된 이유다. 그녀는 또 청국장의 효소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간식용 청국장환도 만들었다. 집 앞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잘라 그 속에 천일염과 지장수를 채워서 10시간 넘게 가마솥에 구워 낸 죽염으로 간장과 된장, 청국장을 만든다.

 

기씨는 “아무리 첨단기술이 발달한 세상이라지만 장 만드는 일은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한다”며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유지해 온 조상들의 지혜를 계승하고 사라져가는 전통 맛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씨의 명인 지정으로 전남도내 전통식품 명인은 매실농축액 홍쌍리씨, 야생작설차 신광수씨, 쌀엿 유영군씨, 전통부각 오희숙씨, 추성주 양대수씨, 엿강정 박순애씨 등 모두 7명으로 늘었다. 전국의 전통식품 명인은 31명에 이른다.

 

 기순도 씨는 집 장독대 앞에 전통식품 체험장을 만들어 전통식품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순도 씨는 집 장독대 앞에 전통식품 체험장을 만들어 전통식품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 이돈삼

#기순도#진장#전통식품 명인#고려전통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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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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