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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7.29P 내린 1,407.14 마감... 2일 코스피 증시가 전날보다 7.29포인트 하락한 1407.14에 거래를 마쳤다.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시황 관련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코스피, 7.29P 내린 1,407.14 마감... 2일 코스피 증시가 전날보다 7.29포인트 하락한 1407.14에 거래를 마쳤다.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시황 관련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대체: 2일 오후 5시]

 

"시장은 정부를 불신했다"

 

2일 오후 한 외환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아침 정부의 강력한 경고에도 주식과 외환시장의 혼돈은 계속됐다. 전날 주가폭락과 환율폭등의 '블랙 먼데이'가 이날도 이어졌다.

 

이날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는 한때 1400선마저 무너졌다가 간신히 1407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1.07포인트나 폭락해 418.14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불안도 여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원이나 올라 1134원으로 거래가 끝났다. 3년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시장의 공황 상태가 연이틀 계속되면서, 한국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날 아침 정부는 '9월 대란설은 근거가 없다'고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지만, 전혀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

 

금융시장에선 이미 '9월 대란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IMF 금융위기 10년만에 또 다시 외환위기가 다가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주식·외환시장 연이틀 사실상 패닉상태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이어 하락세가 계속됐다. 이날 아침 정부 차원의 긴급금융상황점검회의가 끝난 후 잠깐 반등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인을 비롯해 일반 개인투자자까지 주식을 내다 팔면서 코스피지수는 오후 한때 1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오후 2시 10분께 코스피지수는 1394.51를 기록했다가 주식시장 마감에 앞서 약간 반등했다. 전날 60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2일에도 7.29포인트 떨어진 1407.14로 장을 마감하면서 연중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환시장도 흔들리긴 마찬가지. 전날 원-달러 환율이 1116원까지 폭등한 외환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결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8원 오른 1134.00원을 기록했다. 최근 3일 동안 원-달러 환율은 52.20원이나 폭등했고, 원화가치의 추락은 계속됐다.

 

정부 강력한 구두 개입에도 시장에선 '불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제발전 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제발전 심의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문제는 금융시장의 혼돈 양상이 연이틀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오후 국회에 나와 "정부가 필요할 경우 개입을 확실히 하겠다"고 공언했다. 2일 아침에도 정부의 재정금융당국 고위인사들이 모여, 금융 불안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은 "환율상승이 심리적 쏠림 현상으로 인해 과도하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는 이같은 현상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정부의 대응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말라"고까지 강조하기도 했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도 "어제와 같은 환율 급등에 과도한 쏠림현상이 없다고 말할수 없다"면서 "물가안정을 최우선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당국의 이러한 강력한 구두 경고에도 외환시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날보다 18원이나 폭등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오전에 정부의 구두 개입으로 인해, 잠시 환율 급등세가 주춤하다가 오후 들면서 정부 개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외환) 매수세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어제 환율이 오른 것보다, 오늘 당국이 개입의사를 보였는데도 올랐다는 것은 문제"라며 "결국 시장은 외환당국을 믿지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9월 대란설' 현실화 되나?...강만수팀 교체 등 신뢰 회복 급선무

 

특히 금융시장의 불안 양상이 더욱 가중되면서, 이른바 '9월 대란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미 주식 관련 인터넷 카페와 게시판에는 지난 97년 IMF 때와의 경제 상황을 비교하면서, 사실상 금융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도 함께 질타하고 있다.

 

자신을 외환시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힌 'PEACE'라는 누리꾼은 "10년 전 외환위기 때 외국언론에서 국내 금융위기를 거론했을때 정부는 부인하기에 바빴다"면서 "최근에도 이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1일 영국 일간지 <더타임즈>가 한국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기사에 대해, 2일 기획재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정정보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97년에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등이 외환위기 가능성을 보도하자, 정부는 "사실 아니다"면서 부인했고, 정정보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의 경제상황이 97년 외환위기처럼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경제에서 가장 좋지 않은 징후가 신뢰보다 불신이 확산되는 것, 이에 따라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악재라고 입을 모은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 침체를 비롯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등이 가중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시장의 불안을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기본적으로 시장에는 이미 정부의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어떤 정책을 내놔도 지금은 별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정부 스스로 강만수 경제팀을 교체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월 대란설#외환위기#강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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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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