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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서울시의회 의장 '돈 선거' 파문과 관련해 무더기로 기소된 당 소속 시의원 28명에 대한 징계에 미온적 자세를 보여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당은 9일 오후 윤리위원회를 열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시의원 4명에 대해 '탈당 권유'를 결정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4명에 대해서는 일단 소명부터 듣겠다며 징계를 미뤘다.

 

뇌물수수 혐의 시의원 4명에 '탈당 권유'... 나머지 의원들은 징계 유보

 

서울시당 윤리위원장인 진수희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4명의 시의원에 대해서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탈당 권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나라당 당규에 따르면, 당원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된 경우 해당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을 정지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진 의원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과 국민 우려, 한나라당의 명예를 심대하게 실추시킨 점을 감안해서 당헌·당규에 적시된 징계보다 더 강한 탈당 권유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의원은 "회의 중 본인들에게 소명 기회를 주겠다는 연락을 했지만 소명을 포기하거나 거부하고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해 징계를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탈당 권유가 결정되면 해당 당원은 이날부터 열흘 내에 탈당계를 제출해야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제명 처분된다.

 

그러나 시당 윤리위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시의원 24명에 대해서는 일단 징계를 유보했다.

 

진 의원은 "현재 당헌·당규상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시의원들에 대해서는 징계할 근거가 없지만,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논의하기로 했다"며 "그러기 위해 우선 이들에게 소명의 기회부터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소명을 받겠다"고 덧붙였다.

 

"징계 안할 이유 없다"... 당내서도 논란

 

그러나 당내에서는 당이 시의원들의 징계에 꾸물거려 파문 확산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 최고위원회도 전날(8일) 이 문제를 놓고 논의를 벌였지만 결론을 맺지 못했다.

 

한 재선의원은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구속된 김귀환 서울시의회 의장이) 시의원들에게 돈을 준 정황도 적시돼있고 본인들도 받았다고 시인하고 있지 않느냐"며 "징계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 연루설'을 언급하며 "정말 이 사건에 '뇌관'이 있어서 당이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당이 당헌·당규를 너무 소극적으로 적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은 당규상 징계사유 중 '불법 정치자금 수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로 못박은 부분을 들어 이제껏 징계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규에 따르면 '당 이념에 위반된 행위가 있거나 당 발전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도 징계가 가능하다.

 

실제 한나라당은 지난 2006년 '수해 골프' 사건, '호남 비하'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홍문종 전 경기도당 위원장과 이효선 광명시장을 출당 조치한 적이 있다.


#서울시의회 돈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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