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전어가 돌아왔다. 전어회 하면 여수 소호동의 횟집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저렴한 가격에다 바닷가에 위치해 분위기가 아주 그만이기 때문이다. 갯바람 맞으며 바닷가 방갈로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전어회를 먹는 맛이란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모른다. 온몸으로 스며드는 그 짜릿하고 상큼한 전어회의 참맛을.
가을전어가 돌아왔다
오랜만에 전주에 사는 친구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해 여수에서 먹었던 전어회를 맛보고 싶다며 소호동에서 만나자고. 여수에 업무차 출장을 내려왔는데 일행과 함께 가겠다며 장소를 묻는다. 소호동 산아래횟집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녀석은 엉뚱한 곳에 가있었다. 소호동 초입의 항도마을 파도실내마차라며 전화가 다시 왔다. 수년간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업무용 차량의 네비게이션이 그곳으로 안내를 한 것이다.
단골집의 격이 없는 정취를 느끼지 못해 다소 아쉬웠지만 처음 가본 집인데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주차공간도 넓고 바다도 있고, 방갈로도 있고, 횟집의 분위기가 오롯이 담겨있었다. 이렇듯 바닷가에 자리한 여수 소호동의 소박한 횟집들은 대부분 아무 곳으로 스며들어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파도실내마차는 항도마을 바닷가에 있었다. 전어회(3만원)를 주문했다. 차지고 쫀득한 전어회는 제법 맛이 들었다. 전어회는 취향에 따라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새콤한 초장이나 겨자소스에 찍어 상추쌈을 한다.
쫀득한 전어회, 제법 맛이 들었네!
오늘은 좀 독특한 맛을 소개하고자 한다. 양념된장에 찍어 양파에 싸먹는 것이다. 전어회 양파쌈은 양파의 아삭함과 매콤함이 회의 육질과 어우러져 시원하고 상큼한 맛을 낸다. 전어회를 양파에 듬뿍 담으면 입안 가득하게 느껴지는 회맛은 도드라진다.
전어회는 양념된장과 먹어도 좋다. 양념된장은 된장에다 땡초, 다진마늘, 통깨, 참기름 등 갖은양념을 해 만들었다. 잘 섞어서 전어회와 함께 쌈에 얹어 먹으면 그 맛에 정말 깜빡 간다.
전어는 실은 사철 잡히는 생선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유독 가을 전어에 집착할까.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가을 전어는 다른 계절에 비해 지방 함량이 세 배나 높기 때문이다. 가을전어는 산란 직전이라 살과 뼈가 아주 부드럽고 연하다. 그래서 뼈째 먹어도 맛있다.
봄에 산란한 전어는 여름내 살을 찌워 가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늘어나 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전어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기억력 향상과 피로회복 및 고혈압에 좋은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여수 소호동 바닷가 횟집에 가면 온몸으로 느끼는 짜릿하고 상큼한 가을전어회의 참맛을 찾을 수 있다. 전어회에서 먹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가을이 되면 가을전어가 있어서 행복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