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작곡가 조념이 15일 새벽 0시 32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1922년생으로 향년 87세다. 17일 오전 10시 발인이며, 장지는 파주 동화경모공원이다.
조선 최초의 고려교향악단 제1바이올린 주자 출신인 고인은 해방시대 작곡가로 해방 당시 좌와 우익 양쪽을 오가며 활동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좌익 진영 대표음악단체인 조선프롤레타리아음악동맹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월북음악인인 김순남과 함께 조선프롤레타리아음악동맹공장음악회를 함께 다녔다.
"6·25만 터지지 않았다면 북에 갔을 것"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좌익음악인들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그의 음악은 아이러니하게도 서정성이 짙었다.
'후가 낭만의 서정성에 바탕을 둔 곡을 만든 작곡가' '순수음악을 지향하는 가곡과 기악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하운의 시에 곡을 붙인 '보리피리'와 김지하의 시에 곡을 붙인 '녹두꽃' 등은 1970년대 큰 인기를 끌었고, 김지향 시에 곡을 붙인 '삼월(三月)'은 KBS 이주일의 노래로 몇 달 간이나 방송을 탔다.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한 '한국 근현대예술사 구술채록사업'에 영화배우 최은희, 서양화가 장리석, 화가 김종하 등과 함께 실리기도 했으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자서전 집필을 준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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