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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태 의원(자료사진).
김용태 의원(자료사진). ⓒ 연합뉴스 백승렬

"우리나라처럼 성윤리가 타락하고 인터넷에서 성 콘텐츠가 마구잡이로 퍼지는 나라가 어디 있나? 이게 단속한다고 해결될 문제냐? 우리사회의 커밍아웃이 필요하다."

 

지난 19일 한나라당의 초선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이 성매매특별법 개정·보완을 통한 사실상의 '성매매 양성화'를 주장했다.

 

오는 23일로 시행 4주년을 맞는 성매매특별법은 그 동안 경찰의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경찰청 단속현황 집계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옛 성매매 집결지 업소수는 감소했지만 신종·변종 성매매 창궐로 최근 2년 반 동안 성매매 사범 적발 건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김 의원은 "성매매 근절은 어차피 불가능하므로 차라리 양성화하자"는 물밑 여론을 공론화하겠다는 것으로, 성매매특별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어청수 청장, 살려고 성매매 전쟁 '쇼' 한다"

 

특히 김 의원은 최근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경찰의 성매매 단속을 어청수 경찰청장의 인기 끌기 전략으로 해석하는 등 경찰총수 퇴진 논란에 새로운 불씨를 당겼다.

 

김 의원은 이날 저녁 인터넷매체 기자들과의 만찬간담회에서 땅투기 논란에 휘말린 공직자들에 대한 생각을 얘기한 뒤 "술김에 하는 얘기가 아니라 용기를 내서 한 마디 하겠다"며 "난 사실 어청수 청장이 마음에 안 든다, 불교계와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성매매와의 전쟁을 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고 작심 발언을 토해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성매매와의 전쟁'은 서울 장안동 성매매 업소들에 대한 경찰의 집중 단속을 이른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가) 살아남으려고 써먹는 전략들이 있지 않냐"며 "어 청장이 살아나려고 지금 쇼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어 청장을 언급한 이유는 단속 위주의 성매매 대책이 가지는 한계를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기자간담회에서 약 2시간 동안 정국 현안들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은 그는 성매매에 대한 견해를 기사화하는 것을 허락했다.

 

그 뒤 이 발언이 보도되자 김 의원은 20일 홈페이지에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공동체의 안녕을 최일선에서 지키는 경찰의 노고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폄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해명글을 올렸다.

 

"욕 먹더라도 국회에서 공론화"

 

<중앙일보> 기획위원 출신 김 의원은 이어령 <중앙> 고문이 2007년 1월 1일 신문에 쓴 신년사를 언급한 뒤 자신의 얘기를 풀어나갔다.

 

"이 고문이 그 때 '우리 국민들은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다'고 썼다. 이런 게 대한민국의 유교 전통이었는데, 이게 무너진 걸 통계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세계에서 이혼율이 제일 높고, 자식을 가장 많이 버리고, 낙태율 세계 1위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김 의원은 "다른 나라에는 적어도 동네에 매매춘 업소를 안 들이는 룰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동네 이발소에서도 매매춘이 일어난다"며 "성윤리가 무너진 현실을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18대 임기 중에 성매매특별법 대체법안을 낼 생각이 있나?
"법률을 내려면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법률보다는 욕을 좀 먹더라도 국회에서 공론화를 해볼 생각이다."

 

김 의원은 여성단체들에 대해서도 "성매매특별법 하나 만들어놓고 그냥 방치할 게 아니다, 공권력으로 못하게 하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며 "성매매 종사자들에 대한 착취를 막고 이들의 건강권을 지켜주는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발언의 파장을 의식한 듯 "나도 딸을 키우는 사람인데 (성매매 찬성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하면서도 "그러나 관리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이렇게 쉬쉬 할 때는 지났다"고 소신을 재확인했다.

 

대학시절 사회주의에 심취했다가 91년 겨울 구소련을 여행한 뒤 생각을 바꿨다는 그는 "진보적인 386들도 공교육 정상화하자고 하면서 뒤로는 자식들의 사교육에 열을 올리더라"며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깨야 할 엄숙주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태#성매매#성매매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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