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에게는 노동의 결실을 누리며 미래를 꿈꾸고 개척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 권리는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무너지고 있다."
6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2차 행동의 날 준비위원회'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만인선언, 만인행동' 행사를 열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고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씨 등 각계인사 50명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의 물신 신화를 전면적으로 거부한다"며 "일터의 광우병인 비정규직을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하는 일에 국민 모두가 나설 것을 요청하고 결의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비정규직이 횡행하는 사회는 결국 부자도 가난한 자도 안전하지 않다"며 "비정규직 제도를 존속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꿈마저 훔치는 비도덕적이며 반역사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는 수백만 촛불민심에 귀를 닫았듯 수백, 수천 일 동안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장기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을 비롯해, 890만 비정규직들의 미래와 소망에 귀를 닫고 있다"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 앞서 지난 15일부터 온·오프라인으로 비정규직 철폐 선언 참가자를 모았다. 그 결과 1주일만인 22일 오후 4시께 선언 참가자가 1만 명을 넘었고, 이들의 명단은 23일자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전면 광고로 실렸다.
이런 광고와 선언을 시작으로 23일 하루 동안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행사와 행동은 오후와 저녁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우선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정규직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대회'를 연다. 이 행사에는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자 약 2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저녁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일만선언 일만행동 촛불 문화제'가 열린다.
한편 촛불 정국에서 민주노총 파업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배를 받고 있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22일 저녁부터 조계사 농성단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농성단 합류는 조계사 측과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향후 조계사 종무원 회의를 통해 거취가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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