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경제가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강동구의회의 호화판 관광연수가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8일, 8박9일간의 일정으로 북유럽 4개국(핀란드·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으로 해외연수를 떠난 이들은 강동구의회 의원들로 총 9명이다. 윤규진 의장을 비롯해 김순자·김용철·김종희·박재윤·심우열·안계만·안병덕·황병권 의원 등이다.
지난주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강동구의회는 연수일정을 비롯해 소요예산 등 어떤 것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자료제출 자체를 묵살한 채 "매년 의원 개인에게 책정된 해외연수 예산이 작아 2년에 한번 꼴로 전체 의원 중 반이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것으로 이번 연수도 관례대로 추진되고 있으며 알찬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원 9명에 수행직원 6명 동행
또한, 강동구의회의 이번 해외연수에는 구의회 소속 의정계·의사계 계장을 비롯 총 6명의 직원들이 동행했으며 연수라는 명분을 내세운 해외관광성 외유로 드러나고 있어 지역주민의 원성을 받고있다.
기자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강동구의회 해외연수에 소요된 예산은 1인당 415만원으로 전체 6000만원이 넘는 경비가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강동구의회가 자체적으로 계획한 방문 일정에서 공식일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코펜하겐·오슬로·헬싱키 시의회 방문 3곳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일정은 관광으로 짜여져 있다.
유람선을 이용해 각국을 넘나든 이번 연수 일정은 헬싱키의 햄릿성으로 불리는 크롬보그성, 코펜하겐의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 동상, 오슬로의 바이킹 선박 박물관과 비켈란드 조각공원, 게이랑에르의 7자매 폭포, 플롬의 로맨틱 기차를 이용한 쵸스포선 폭포, 스톡홀름의 바사박물관 유람 등 관광으로 채워져 있다.
시민단체 "부적절 연수, 항의집회 계획"
강동구의회의 해외연수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둔촌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최근 국가적 위기상황으로 인해 더욱 힘들어하는 지역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모범을 보여야 할 의원들이 관광성 해외연수나 떠나는 현실을 볼 때 과연 구의회가 누구를 위한 의회인지 의심스럽다"며 구의회를 질타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주민의 세금낭비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 강동구의회의 이번 연수는 시기적으로나 연수취지를 봤을 때도 부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일부에서 구의원의 해외연수 시 해외연수보고서까지 대필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며 "자체 회의를 통해 해외연수 귀국일인 26일에 맞춰 이번 구의회 해외연수의 부당성을 알리고 항의하기 위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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