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시험 등 이유로 감사 연기 요청, 교과부 거부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9월 17일부터 9월 19일까지 3일 동안 세종대학교 학교법인 대양학원에 대해서 민원조사의 형식을 빌어 감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감사는 지난 5월 뉴라이트 자유주의교원운동연합과 세종대 재단 전 이사장측이 세종대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했고, 감사원이 교과부에 첫 임시 이사장을 지낸 김호진 임시이사장의 업무추진비와 퇴직금을 편법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한 위탁감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감사가 종료된 9월 19일 오후 6시경, 교과부는 느닷없이 감사를 9월 22일부터 9월 30일까지(토·일 제외) 7일 동안 연장하며 감사인원도 2명에서 6명으로 늘린다는 전자공문을 보내와(차후 1명 추가하여 총 7명), 세종대 민원관련 조사는 7일이 더 연장되었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 직원노조, 총학생회, 총동문회로 구성된 '세종대정상화추진협의회'는 9월 23일 오전 11시, 세종대 집현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대학교에 대한 민원조사는 정치감사"라며 교과부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들은 "절차와 형식, 과정을 무시한 교육과학기술부의 횡포"라며 "1차 민원조사 결과를 검토하지도 않고 뚜렷한 근거도 없이 확대 민원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민원인인 주명건 전이사장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행정지도 기관인 교과부에서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라며 교과부의 민원조사 연장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였다.
양승규 세종대학교 총장은 추가 감사 시작일인 9월 22일 오전, 민원조사의 확대에 대한 형식적 절차의 부당성과 9월 24일부터 진행되는 2009년도 수시입학시험의 준비 및 시행에 따른 시기적 문제점을 이유로 민원조사를 10월 1일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교과부에 요청하였으나 교과부는 거부하였다.
교수협의회 "주명건씨, 좌파세력이 대학 지배한다며 여론 호도"
변창흠 세종대교수협의회장은 "교과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민원조사 형태의 감사는 세종대학교의 정상화를 저지하려는 주명건 전 이사장의 음해성 진정과 청원에 따른 것임이 명백하다"며 "지난 6월 30일 임시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사회가 존재하지 않아 학사와 행정 업무가 정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 정이사 선임이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뉴라이트 운동단체의 민원을 이유로 조사를 연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라며 강한 의구심을 표명하였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주명건씨는 설립자의 장남으로 1996년 세종대 학교법인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가 2004년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에 따라 2005년 5월 해임되었던 인물"로 "현재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세종대에 정이사를 선임, 파견하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좌파세력이 대학을 지배하고 있다는 정치 이념 논리로 세종대학교를 흔들어 왔다. 언론과 정부 채널을 동원하여 그동안 세종대에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여론을 호도했다"며 왜곡보도를 한 월간조선과 조선일보에 대한 학교측 소송이 진행되고 있음을 밝혔다.
이들은 '세종대학교에 대한 민원조사는 정치감사이다'라는 기자회견문에서 "1차 조사결과에 대한 검토와 평가조차 없이 주말인 지난 금요일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전자공문을 보낼 만큼 교육인적자원부는 주명건씨에게 끌려 다니는 행정부서인가? "라며 "민원인인 주명건씨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세력이 현 정부 내에 존재하여 주명건씨의 근거 없는 음해성 진정과 감사청구를 감사원이 받아주고, 교육과학기술부가 세종대에 대해 표적감사를 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밝히고 표적감사를 하는 이유를 따졌다.
또한 "하필이면 정상화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에, 그것도 2009년도 수시모집 입시기간 중에 감사를 수행하는 것은 행정지도 기관인 교과부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에 휩쓸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원조사 명분의 정치감사임을 주장하고 교육과학기술부에 민원조사 시점을 연기하거나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교육과학기술부의 민원조사 추이를 예의 주시할 것이며 조사결과에 대한 왜곡, 침소봉대에 대해 결연히 저항할 것"임을 밝혔다.
양승규 세종대 총장은 "김호진 전 이사장 관련 비리가 있다고 교과부가 캐려고 하나 113억 횡령한 주명건 전 이사장은 뭐 묻은 사람이 뭐 묻은 사람 나무라는 격"이라며 "설립자 아들인 주명건 전 이사장이 국가기관 흔드는 것 부끄럽다.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잘못된 것이 지적되면 이번 기회에 시정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이사회 공백이 석달이나 되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빨리 정이사를 선임하여 세종대 정상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교과부의 민원 조사가 정이사 선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낙관하였다.
한편 '세종대정상화추진협의회'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조사를 나온 교과부 조사원들을 만나 강력히 항의하고 민원조사 연장이유를 물었으나 "추가 민원이 들어와 조사하는 것이다.그 외는 답변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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