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작은역에서 만났던 나의 여인, 청초한 영화배우 故 최진실
ⓒ 이장연

관련영상보기



오늘(2일) 아침 갑작스런 소식에 적잖이 놀라고 말았다. 영화배우이자 탤런트인 최진실씨가 사망했다는 비보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자살한 정선희씨의 남편인 고 안재환씨와 관련된 사채설 루머와 악플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었고, 조성민과의 이혼 후 아이들을 혼자 키우면서 고생해 1년 전부터는 우울증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죽음은 내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다른 연예인들 자살소식에 그리 놀라지 않던 내가 한껏 놀라 이렇게 추모의 글을 남기는 이유는, 그녀는 바로 나의 젊은 시절을 함께 한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자율학습을 땡땡이 치고서라도 보려고 기를 쓰던 드라마 <질투>에서 그녀에게 처음 반한 이후,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그녀의 수수한 매력에 빠져들었고, 영화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에서의 그녀의 가슴아픈 연기에 눈물을 흘렸다. 영화 <미스터 맘마>와 <마누라 죽이기>를 보면서는 친구들과 배꼽을 잡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외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녀는 나와 친구, 가족, 수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했다.

 

그런 그녀는 많은 이들의 축복속에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불화에 이은 이혼으로 충격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요 몇 년 전에 복귀해 그의 반가운 모습을 브라운관을 통해 볼 수 있던 차였다.

 

청춘스타에서 중견연기자로 거듭난 나의 연인, 온 국민의 연인인 그녀.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을 그녀를 생각하면 심히 가슴이 아프다. 하늘에서 편히 잠들길 바랄 뿐이다.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생각하면서, 지난 짧은 자전거 여행길에 그녀와 만났던 기억을 떠올렸다. 강촌역에서 북한강 물줄기를 따라 백양리역을 지나 경강역이란 작은 역에 도착했을 때였다.

 

 영화 <편지>를 촬영했다는 경강역에서 故 최진실과 만날 수 있었다.
영화 <편지>를 촬영했다는 경강역에서 故 최진실과 만날 수 있었다. ⓒ 이장연

붉은 벽돌로 된 역사 앞에는 그녀가 주연배우로 출연했던 '영화 <편지>의 촬영역'이라는 푯말이 달려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작은 역사 안을 둘러보았는데, 그곳에서 애처로운 눈망울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젊고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안성기, 최민수 등 다른 영화배우들과 함께 핸드프린팅을 한 것도 눈에 들어왔다. 그 손자국에 부끄럽지만 살포시 자신의 손을 대보았었는데, 이제 그녀의 작은 손과 수선화처럼 청초한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돼버렸다.

 

 왼쪽 맨 아래가 故 최진실의 작은 손자국이다.
왼쪽 맨 아래가 故 최진실의 작은 손자국이다. ⓒ 이장연


#최진실#경강역#자살#영화배우#편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