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거 안정을 목표로 출범한 대한주택공사가 참여정부 5년 동안 '땅 장사'로 1조 7100억원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공의 모든 PF(프로젝트 파이낸싱)회사의 대표이사와 요직도 주공 전 직원을 채워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국토해양위원회 박상은(인천 중동옹진) 의원이 6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주공은 최근 대지분양사업에서 급격한 매출이익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만 6672억원의 이익을 올리는 등 지난 5년간 총 1조 7100억원의 매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공은 대지분양사업이익의 급격한 증가 덕분에, 2000억원 안팎이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5601억원으로 급상승했다.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주공이 공급한 31개 지구 77개 블록의 공동주택용지 조성원가와 분양가를 분석해본 결과, 평균수익률이 18.3%로 그 총 수익이 7457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박 의원실은 밝혔다.
선 분양을 실시하는 택지사업의 특성상, 조성원가란 사전에 미리 예측하는 가격에 불과해 정확한 수익을 판단할 수 없지만, 세부사업들을 들여다보면 주공이 지난 5년 동안 어떻게 1조 7100억원의 수익을 어떻게 낼 수 있었는지 짐작된다.
주공은 31개 지구 중 28개(90%) 지구에서 수익을 냈는데, 대구매천지구에서는 103%의 수익률을 올렸고, 5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린 곳이 대구매천을 포함 7개(23%)지구이며, 10%~50%미만의 수익률을 올린 곳이 18개(58%)지구, 10%미만의 수익을 올린 곳이 3개 지구다. 나머지 3곳 중 2곳은 손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1곳은 손실을 입었다.
구체적으로 블록별로 살펴보면, 총 77개 블록 중 67개(87%) 블록에서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성남판교 A20블록에서는 116%의 수익을 올렸고, 5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린 곳이 성남판교 A20을 포함 11곳(14%)이나 된다.
30~50%미만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린 곳이 15곳(20%), 10~30%미만의 수익을 올린 곳은 24곳이다. (31%)다.10%미만의 수익을 올린 곳은 17개며, 4개 블록에서 손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6개 블록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판교지구에서만 2566억원의 수익을, 아산배방지구에서는 1220억원의 수익을 냈다. 블록별로는 성남판교 A20블록에서는 1723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등, 단일 블록에서 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곳이 10개나 된다.
조성원가와 분양가격의 대비가 정확한 수익을 산정해 낼 수는 없지만, 이렇게 높은 수익률을 내는 구조 덕분에 주공이 지난 5년간 대지분양사업에서 1조 7100억원의 매출이익을 낼 수 있었다고 박 의원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박상은 의원은 "주공은 대지분양사업에서 얻은 수익으로 임대주택사업 손실을 교차보전하고 국민주택기금을 갚아나간다며 대지분양수익을 정당화 하고 있지만, 대지분양사업에서의 폭리가 아파트 고분양가의 원인이 되어 서민의 주거안정을 해친다"며 "택지분양가를 낮추어 아파트분양가를 낮추는 것이 바로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하는 것이고, 이것이 주공의 존립 목적과 부합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주공, 중대형 집장사만... 주댕형 비중 5% →27%
주공은 또 지난 5년 동안 서민가정의 내집 마련 실현에 가장 필요한 '중소형아파트'보다는 '중대형아파트' 물량 비중을 늘리면서 '집장사'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올 8월 현재까지 주공이 공급한 분양아파트 7만 8385가구 중 85㎡이하 중소형아파트의 비중이 2003년 95.1%에서 올해 73.1%로 크게 줄어든 반면, 85㎡초과 중대형아파트 비중은 5.0%에서 27%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전체물량의 5.8%를 차지하던 50㎡이하 소형아파트는 올해 0.5%로 떨어졌고, 2003년 15.3%를 차지했던 60~75㎡ 소형아파트는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들어 올해 10.9%로 떨어졌다. 반면, 2003년에 각각 2.8%와 2.2%를 차지했던 85~115㎡와 115㎡초과 중대형아파트는 올해 그 비중이 각각 12.4%와 14.6%로 크게 늘었다.
이외에도 주공은 민간사업자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추진하면서 설립한 프로젝트회사의 대표이사와 임원을 제 식구로 채워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공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주공이 민간사업자와 공동출자해 부동산을 개발하는 PF사업지구는 아산배방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용지와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용지, 파주운정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용지 3곳이다. 이들 3곳은 투자가치가 높아 많은 투자자로부터 각광받았던 곳이다.
주공은 아산배방지구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주)펜타포트와 광명역세권지구의 자산관리회사인 (주)엠사이어티, 그리고 파주운정지구의 자산관리회사인 (주)유니온아크를 설립하면서 주공직원 6명을 이 회사들의 대표이사와 본부장급 임원으로 각각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공이 3개 프로젝트회사를 설립하면서 출자한 지분은 각각 19.9%로 프로젝트회사의 2대 주주이다. 지분법상 자회사 설립요건을 피하기 위해 출자비율을 20%이하로 낮춘 것이다. 이렇게 적은 출자비율에도 불구, 프로젝트회사의 임원을 제 식구로 채울 수 있었던 이유는 민간사업자와 사업협약을 체결하면서 프로젝트회사의 임원 50% 미만까지를 주공이 추천할 수 있도록 협약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박 의원은 "이미 주공보다 먼저 PF사업을 시작한 한국토지공사가 PF회사의 대표이사와 임원을 자기회사 직원들과 퇴직자들로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채워 넣은 사실은 17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골 지적메뉴였다"면서 "토지공사는 PF회사의 대표이사와 임원을 외부 공개모집을 통해 채용하면서 제 식구 챙기기의 관행이 많이 개선됐지만, PF사업을 하는 후발 주자들에게 이미 좋은 모범사례(?)가 되어 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