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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15일 저녁 8시 25분]

 14일 오후 서울 사직동 유아교육진흥원 앞에서 특성화중학교 의견정취를 위한 공청회 시작전 국제중 설립에 찬성하는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왼쪽)과 국제중 설립을 반대하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나란히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사직동 유아교육진흥원 앞에서 특성화중학교 의견정취를 위한 공청회 시작전 국제중 설립에 찬성하는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왼쪽)과 국제중 설립을 반대하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나란히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서울시의 내년 국제중학교 추가 설립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위원회는 15일 오후 임시회의를 열고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국제중학교 두 곳 추가 설립 안건을 심의했으나 가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 시켰다.

서울시교육위가 안건을 보류시킨 이유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다. 많은 교육위원들은 "국제중 설립을 신청한 영훈·대원 두 학교가 아직 준비가 덜 됐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제중 추가 설립에 강한 반대 의견을 밝혀온 이부영 교육위원은 "교육위원들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논란도 있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이던 영훈·대원국제중은 사실상 문을 열지 못하게 됐다. 물론 안건이 부결된 것이 아닌 보류이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논의할 수 있으나, 물리적 시간상 내년 3월은 개교는 불가능하다는 게 서울시교육청 안팎의 견해다.

이날 교육위원회는 안건을 처리하기에 앞서 영훈중학교와 대원중학교를 방문해 두 학교가 국제중을 열 여건을 갖췄는지 조사했다. 이어 오후에는 김하주 영훈학원 이사장과 이원희 대원학원 이사장을 서울시교육청으로 직접 불러 여러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국제중 보류, 추가 설립 반대 여론에 밀린 듯

애초 이날 국제중 추가 설립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위가 안건을 전격 보류시킨 건 최근 국제중 추가 설립에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국제중을 너무 서두른다"는 민심의 지적을 따른 것이다.

<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국제중 찬반 여론조사를 벌여 지난 9월 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제중 반대 의견이 71.1%로 찬성 24.7%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지난 10월초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에서도 국제중 반대 의견이 58.3%로 찬성 38.3%를 크게 앞질렀다.

또 여기에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부적절한 선거비 논란이 불거지면서 반대 여론은 더 탄력을 받았다. 공 교육감은 지난 교육감 선거비의 약 80%를 사설 입시학원 등에서 빌려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공 교육감은 '친학원' 인사로 지목받으며 곳곳에서 사퇴 압력을 받았다.

영훈·대원학원, 낮은 재단전입금도 문제 

 영훈초중고 정문 근처에 있는 학교 안내판.
영훈초중고 정문 근처에 있는 학교 안내판. ⓒ 윤근혁

이런 여론에 더해 국제중 설립을 신청한 영훈학원과 대원학원이 과연 국제중을 운영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특히 두 사학재단의 재단전입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과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두 사학재단이 최근 지출한 재단전입금과 법정부담금은 참담한 수준이다.

우선 영훈초·영훈중·영훈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영훈학원의 2006년 재단전입금 지출 현황을 보자. 영훈학원은 2006년 전체 예산 165억9283만5000원 가운데 재단이 부담한 금액은 1200만원으로 부담률은 0.07%에 불과했다.

특히 2006년 영훈초등학교의 재단전입금은 0원이었다. 즉 그 해 학교 운영의 모든 비용을 교육청 지원과 학부모 부담 등으로 해결했다는 뜻이다. 영훈초등학교는 이건회 전 삼성그룹 회장의 손자이자 이재용씨의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로 서울의 대표적인 사립초등학교다.

대원중·대원고·대원여고·대원외고를 운영하는 대원학원 역시 영훈학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원학원의 2006년 총예산은 275억2979만원. 그러나 그 해 대원학원이 지출한 재단전입금은 6946만7000원으로 부담률은 0.25%에 불과했다.

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영훈학원의 법정부담금 평균 부담률도 2.1%에 불과했다. 게다가 2007년 영훈초등학교와 영훈중학교는 법정부담금을 아예 1원도 내지 않았다. 법정부담금이란 사립재단에 근무하는 직원의 4대 보험금 등을 말한다. 즉, 2007년도 영훈초·영훈중에 근무하는 직원의 4대 보험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대원학원의 법정부담금 부담률은 9.4%다. 영훈학원에 비해 높은 비율이지만 대원외고의 경우 이 기간 3년 동안 단 한 푼의 법정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너무 걱정말라" 국제중 신청 재단들, 읍소했지만...

이 때문에 이날 서울시교육위원들은 김하주 영훈학원 이사장과 이원희 대원학원 이사장에게 "국제중 신입생 20%를 사회적 배려 계층에서 선발한다고 했는데, 이들을 교육시킬 돈이 있느냐"고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하주 영훈학원 이사장은 "1~2년 더 기다린다고 재단 재산이 더 커지는 것도 아닌데, 그냥 허가해 주면 열심히 하겠다, 믿어달라"고 말했다.

또 이원희 대원학원 이사장도 "내후년에 국제중을 연다고 해도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며 "외국어 교육 수요가 폭발할 때 (국제중) 공급을 해줘야지 마냥 뒤로 미룬다고 해결이 되나, 너무 걱정 말라"고 밝혔다.

즉 돈은 많지 않지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서울시교육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결정에 대해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국제중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지 못한 것은 미흡하지만, 졸속 추진에 제동이 걸린 건 다행이다"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앞으로 여론을 수렴과 깊은 연구를 거쳐 제대로 된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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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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