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회가 지난 2월부터 도입한 구정질문 일문일답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강남구의회는 지난 2월 구태의연하게 진행되었던 일괄질문 일괄답변 방식을 탈피해 처음으로 일문일답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일괄질문 일괄답변과 함께 병행해 실시했다.
이러다 보니 일문일답식 구정질문은 몇 몇 의원들만 실시하고 대부분 의원들이 일괄질문 일괄답변 형식을 실시하고 있다.
집행부의 불성실한 답변과 비능률적인 회의가 될 수 있어 일괄질의 일괄답변을 실시했지만 구정현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전문성을 키워 구정질문의 질을 한 층 더 향상시킬 수 있는 일문일답 방식을 도입했다.
지금까지 21명의 구의원 중에 일문일답 구정질문을 실시한 의원은 7명으로 극히 저조한 상태이다. 하지만 일문일답을 실시한 의원들도 제한시간에 쫓기다보니 자신의 질의에만 열변을 토하고 집행부의 답변을 듣는 경우가 드물었다. 또한 집행부의 불성실한 답변으로 비능률적인 구정질문이 되기 일쑤였다.
지난 15일 실시한 구정질문에서 일문일답을 실시한 A의원은 자신의 발언만 이야기 할 뿐 답변대에 나온 구청장에게는 답변할 시간을 주지 않아 구청장이 답변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동료의원들 조차 “답변 없이 질의만 하는 이런 구정질문은 일문일답이 아닌 일괄질의 일괄답변으로 일문일답을 빙자한 주어진 시간을 더 사용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비난했다.
일괄질의 일괄답변의 구정질문은 20분을 사용할 수 있고 일문일답은 답변 시간을 고려해 40분이 주어지고 있다.
의원들의 이런 모습과 함께 답변을 준비하는 구청장의 모습도 과연 일문일답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일문일답이 진행되는 동안 구청장 옆에는 의원들의 질의에 해당되는 국장과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어 그때그때 답변 사항을 챙겨주고 상의하는 등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한 구청직원은 “이번 같은 경우는 질의서가 구청에 도착하지 않았거나 늦게 도착해 답변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며 “일문일답 방식은 어떤 질문이 추가로 나올지 몰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일문일답 방식이 마치 구청장이나 국장들을 불러놓고 잘못을 지적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까지 보여 구청입장에서는 지양했으면 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의회를 찾은 주민들도 이 같은 일문일답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주민은 “구정질문을 준비한 의원도 자기 말만 하고 구청장은 답변을 준비하느냐 제대로 질의를 듣지 않아 어수선하게 구정질문이 진행됐다”며 “이런식의 일문일답 구정질문은 문제가 있다. 제대로 된 일문일답이 아닐 바에는 차라리 예전처럼 일괄질의 일괄답변을 해 더 자세히 구정현안을 체크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의회의 구정질문은 일괄질의 일괄답변 방식의 문제를 일문일답식으로 바꿔 제대로 된 구정질문이 되도록 하려는 당초의 의도는 사라진 채 의원들의 자질 부족과 집행부의 준비 소홀 및 임기응변식 답변 등은 여전해 이에 따른 개선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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