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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윙글 싱어즈 8인조 그룹의 콘서트 전야제 공연 장면 1.
스윙글 싱어즈 8인조 그룹의 콘서트 전야제 공연 장면 1. ⓒ 오승준

광주출신 중국 3대혁명가로 추앙받고 있는 정율성 선생을 기리기 위한 '제4회 광주정율성국제음악제' 광주공연이 전야제(10.22)를 시작으로 4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화합의 선율, 평화의 축제'를 주제로 25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정율성 국제음악제는 국내외의 수준 높은 연주자들과 아시아 음악가 등 12개국 196명의 예술가들이 참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어제 오후 7시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전야제 행사에 다녀왔다.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 스윙글 싱어즈의 콘서트로 펼쳐진 전야제 행사에는 이들에 대한 인기를 반영하듯 지역 문화예술인, 시민 등 약 1,500여명의 관객이 보였다.

 

 '08. 9. 27일 중국 강서성 남창시에서 열린 중국 난창 정율성 음악회 장면.
'08. 9. 27일 중국 강서성 남창시에서 열린 중국 난창 정율성 음악회 장면. ⓒ 정율성 국제음악제 조직위

 

세계 최고의 아카펠라 그룹, 5번의 그래미상 수상, 50여장의 앨범, 3,500여회 세계 순회공연 등 40여년 동안 활동해 온 아카펠라 그룹의 공연은 가히 놀랄만큼 독창적이고 창조적이었다. 기상천외한 보이스 테크닉과 폭넓은 레퍼토리, 재기발랄한 무대매너. 한편의 황홀한 아카페라 '쇼'를 보는 것 같은 강한 느낌이었다.

 

그들은 CF속의 아카펠라 빈폴/Until, Spain, Seoul Bossa Nova/윌리엄텔 서곡 등 모든 악기를 배제하고, 순수한 목소리와 율동만으로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장 달콤하고 부드럽게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성과 하모니로 관객들을 2시간 내내 사로잡아 무대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한편, 개막식은 23일 오후 7시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박광태 광주시장, 강박원 시의회 의장, 최규철 광주예총회장, 중국 난칭시 부시장, 문화예술계 인사 등 약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08. 6. 28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제4회 정율성 국제음악제 상반기 행사 장면.
'08. 6. 28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제4회 정율성 국제음악제 상반기 행사 장면. ⓒ 정율성 국제음악제 조직위

 

개막식은 한국의 이상환씨와 중국의 이신정씨의 공동 지휘로  광주시향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 얼후 이연림 등의 협연무대로 꾸며지며, 한국과 중국의 음악가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우정과 평화의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주게 된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미리 배포한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항일 무장투쟁에서 문화혁명에 이르는 중국 현대사의 격변기를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며 살다 가신 선생의 위대한 삶은 지금까지도 13억 중국인의 가슴을 적시며 아로새겨져 있다”며 “선생께서 태어나고 자란 고향 광주가 이제 그분의 위대했던 발자취를 새롭게 조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기념사업들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남창시 호헌 시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정율성 선생은 위대한 삶과 열정적인 예술 혼을 가진 혁명 음악가”라며 “이번 제4회 정율성 국제음악제 행사는 그분의 업적을 기념하고, 세계평화와 중국 혁명사업, 그리고 중· 한 양국의 우정과 남창·광주의 우의를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하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행사 셋째 날인 24일 오후 7시에는 지난 9월 중국 남창에서 열린 공연의 답방공연으로 중국 민족음악, 무용 등 남창의 대표적인 공연들이 무대에 오른다.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로비에 설치된 정율성 사진전.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로비에 설치된 정율성 사진전. ⓒ 오승준

 

마지막 날인 25일 오후 3시에는 아시아 문화의 다양성을 공유하는 '아시아 한가족 공연'이 열린다.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중국, 일본 등의 음악인 초청공연으로 풍성한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 선생은 1933년 항일운동에 가담한 형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간 뒤 중국에서 항일운동과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다. 가곡, 가극, 영화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370여 곡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고, 중국의 3대 음악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사진전 속의 정율성 부부.
사진전 속의 정율성 부부. ⓒ 오승준

 

올해로 4회를 맞는 '광주정율성국제음악제'는 정율성 선생의 삶과 음악성을 재조명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처음 개최됐으며, 정율성국제음악제 조직위원회는 올 6월 대구과 광주에서 아시아 작곡가 7인과 정율성 선생의 작품들로 연주회를 마련한 것을 시작으로 9월 중국 남창시에서의 음악제에 이어 광주에서 공식적인 행사를 끝으로 5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치게 된다.

 

 스윙글 싱어즈 8인조 그룹의 콘서트 전야제 공연 장면 2.
스윙글 싱어즈 8인조 그룹의 콘서트 전야제 공연 장면 2. ⓒ 오승준

 

정율성(1914~1976) 그는 누구인가?

 

13억 중국인의 가슴마다 아로새겨진 ‘중국인민해방군가’의 작곡가 정율성. 태어나서 어린시절을 보낸 조국인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중국의 2백만 조선족 동포들에게는 추앙을 받고 있는 작곡가다.

 

정율성은 조선인이면서도 1937년 이후 중국에서의 항일투쟁과 탁월한 음악적 업적으로 최고의 중국음악인 반열에 오르게 된다.

 

19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 첫 프로그램과 2000년 6.15 공동선언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울려 퍼진 곡이 모두 그의 곡이었다는 사실은 중국과 북한에서의 그의 음악적 위상을 잘 대변하고 있다.

 

항일독립투쟁, 국가건설, 문화혁명 등 파란만장한 중국현대사 속에서 혁명성 짙은 작곡으로, 때로는 침묵의 저항으로 일생을 보낸 그는 1914년 광주시에서 4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광주 숭일소학교를 마치고 전주 신흥중학교에 입학했으나 부친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학업을 그만둔 정율성은 1933년 봄 셋째형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1934년 의열단의 남경조선혁명 군사정치간부학교를 졸업한 그는 그곳에서 항일비밀활동에 종사하는 한편, 매주 일요일 상해로 가 러시아의 저명음악가 크리노와 교수로부터 성악을 배우게 된다. 교수로부터 이탈리아에 가서 계속 공부할 것을 권유 받지만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던 정율성은 1937년 10월 연안으로 옮겨 노신학교에 입학한다.

 

그는 이곳 연안에서 모든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팔로군행진곡’, ‘연안송’ 등 주옥같은 음악을 남기게 된다.

 

특히, 힘차게 시작되는 ‘팔로군행진곡’은 큰 사랑을 받으며 군가로 채택됐고 1988년 중국군사위원회로부터 정식 ‘인민해방군군가’로 비준을 받게 된다.

 

외국인으로서 불가피하게 갖게 되는 음악적 언어전달의 어려움을 그는 한국인의 특유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으로 중국인민의 모든 것을 몸소 체득하고 배움으로써 극복했던 것이다.

 

1966년 작곡, 공연 등 모든 예술 활동이 금지된 문화혁명기간 마저도 정율성의 불타는 창작열을 끝내 꺾지 못했다. 그는 이 기간 “그 자체가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기백이 넘쳐흐르는 교향악으로 중국혁명사의 최고탑” 이라고 불리는 마오쩌둥시사 20편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완성하게 된다.

 

대자연을 한없이 사랑하고 노래한 그는 문화혁명이 막을 내린 1976년 12월7일 베이징 근교의 운하에서 낚시를 하던 중 고혈압으로 쓰러지면서 그의 길지 않은 파란만장한 예술적 삶을 마감하게 된다.(정율성 국제음악제 홈페이지 자료내용).

덧붙이는 글 | 행사문의 : 사무국 홈페이지(www.gjimf.org)에서 확인하거나, 조직위 사무국(062-511-1263). 오승준 기자는 광주광역시청 공보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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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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