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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현재의 미흡한 은행 자구책으론 지급보증 동의안 처리 안 된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강도 높은 자구노력 조건에서 지급 보증해야 한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
 
여야 구분이 없었다. "자구노력이 부족하다"는 여야 의원들의 강도높은 비판에 '돈 잔치' 논란에도 국민의 혈세를 쉽게 지원받을 수 있으리라는 은행의 기대는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기획재정부·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와 함께 지난 19일 정부가 발표한 1000억 달러 외화 채무 지급 보증 동의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의원·금융 당국 모두 한목소리로 "은행의 자구노력이 미흡하다"고 강조해, 향후 지급 보증 동의안 처리에 대한 진통을 예고했다.

 

"은행, 강화된 자구노력 내놓아야 보증 동의안 처리"

 

어제(22일) 은행권은 임원 연봉 삭감, 중소기업 지원, 가계 고객 보호 강화 등의 자구책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또한 직원들의 임금 동결을 유도하고, 생산성 제고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생색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날 국정감사 첫 질의자로 나선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나라 은행들의 예대 마진이 기록적이고, 은행이 본업에 충실하기보다는 수수료를 받으며 손쉽게 수익을 내면서, 신이 내린 직장이란 얘기도 듣는다"며 "실질적인 자구책을 내놓게 하는 조치가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 은행이 좀 더 잘했더라면 일본처럼 튼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자구 노력 시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받을 것이고, 은행 자구노력에 따라 보증료에 차등을 주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양해 각서 위반 시 페널티를 부과하고, 스톡옵션 반납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 조건에서 지급 보증해야 한다"며 "은행에 대한 외화자산 담보 제공, 보증 비율 일정 금액 적립 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역시 "은행의 자율 결의 내용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아주 강화된 자구노력이 마련돼야 보증 동의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채권 회수 계획이 없는데?" - "그런 일 없을 것"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부족한 자구노력, 모럴 해저드 가능성 등 은행에 대한 성토와 함께, 정부가 제출한 지급 보증 동의안에 대한 내용과 이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미흡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일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강 장관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따져 물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박병석
"현재 위기인가?"

강만수 "견해에 따라 다르다."

 

박병석 "위기가 아닌데, 1000억 달러에 이르는 정부 보증 동의안을 정부에 제출했나?"

강만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한 것이다."

 

박병석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구제 금융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15일 동안 14번의 기자회견을 하고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펠로시 하원 의장에게 무릎을 꿇었다. 우리나라는 기자회견 한 번이 끝이다."

강만수 "국민에게 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

 

이 같은 강 장관의 답변은 이어진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과의 질의에서 철저한 계획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닌,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추측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강 장관은 "외환보유고 감소에 따른 대책이 있느냐"는 진 의원의 질의에 대해 "곧 금융정상회의도 열리고, 한중일 협력도 구체화될 것"이라는 알맹이 없는 대답을 했다. 이어 진 의원은 "지급 보증 동의안에는 보증 대상 채권의 회수·상환 계획이 없다"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상환 문제는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며 "상환·회수 대책을 미리 이야기하는 것은 신용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답했다.

 

한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금리 인하 여부를 묻는 김종률 의원의 질문에 "물가 상승압력이 있다"면서도 "3/4분 국내 경기가 상당히 안 좋고, 내년 상반기까지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 원유 원자재 값이 떨어졌으니 이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23일 긴급소집된 청와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의원들의 양해를 얻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을 떠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23일 긴급소집된 청와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의원들의 양해를 얻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을 떠나고 있다. ⓒ 남소연

 


#국정감사#기획재정부#강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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