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윤 기자] KBS 가을개편에서 가수 윤도현씨와 시사평론가 정관용씨가 각각 TV와 라디오 MC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러나 이들이 진행을 그만두는 것과 관련해 KBS 안팎에서는 이념성향을 고려한 결정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수 윤도현씨는 지난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노래를 부르며 활동한 점 그리고 시사평론가 정관용씨는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 이사를 역임한 것에 대해 KBS 안팎에서 문제제기를 해왔고 이 결과가 사실상 MC 경질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 보수단체들은 그동안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Cool FM <윤도현의 뮤직쇼>를 진행하는 가수 윤도현씨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고 정권퇴진을 외치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고 시민운동을 하려면 윤도현은 자진해서 방송을 그만두고 해야 할 것"이라고 윤씨를 공격해 왔다.
이들 보수단체들은 또 KBS 1TV <심야토론>과 1라디오 <KBS 열린토론>을 진행하는 시사평론가 정관용씨에 대해서도 <프레시안> 이사를 역임하는 것과 관련해 "좌파언론 이사가 어떻게 공영방송 MC를 볼 수 있냐"며 MC 자질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다.
KBS 라디오제작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보수진영으로부터 이념 문제로 공격받는 것에 (내부에서는) 달가워 하지 않았다"며 "이번 개편에서 두 사람을 본보기 삼아 경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병순 효과가 시작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도현 소속사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는 "정치적인 이유로 지속적으로 하차를 요구해 온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의 인신 공격성 발언으로 받은 윤도현과 가족들의 상처 등 복합적 요인으로 가을 개편을 앞둔 지금, MC직을 고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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