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장 앞에 촛불이 켜졌다. 환경운동연합 회원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환경운동가들이 갯벌 매립 반대를 위해 촛불을 밝힌 것.
이날 촛불문화제는 오후 6시30분부터 창원컨벤션센터 옆 시티세븐호텔 앞에서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운하반대', '연안매립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청사초롱을 들고 현장에 나왔다. 네팔과 러시아, 일본 등지에서 온 환경운동가들도 행사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몇몇 사람들은 바닥에 촛불로 'SOS'를 만들어 놓고, 그 주위에 서 있기도 했다.
감병만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조직부장은 "지금 한국의 연안습지들이 파괴되는 긴급상황에 놓여 있어 전 세계사람들에게 '에스오에스'를 하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장소에선 전통무용가 서지은씨가 살풀이춤을 선보이기도 했고 마산·창포·남포만 등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김병만 조직부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람사르총회 개막식 축사를 통해 녹색성장을 이야기 했지만, 그것은 사기이며 허구"라며 "한국의 습지들이 파괴되고 있는데, 그같은 상황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백운길 마창진환경연합 명예의장은 "세계 각국에 한국의 습지들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알리자"고 말했고 최재은 공동의장은 "한국의 습지가 처한 상황이 심각한데, 어떻게 보전할지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촛불을 든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온 환경운동가들도 발언에 참여했다. 지난 8월 18일부터 서해·남해안의 연안습지를 걸어서 돌았던 일본인 미야키 유지(27)씨는 "한국의 연안습지를 보니 아름답던데, 환경운동가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습지 보전할 수 있어야 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온 마리나 콜로디나(30)씨는 "촛불은 공동의 목소리이고, 나의 목소리와 너의 목소리, 그리고 전체의 목소리다"라며 "습지가 매립되는 상황을 보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네팔에서 온 시타씨는 "한국에서 하는 습지보전운동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물새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환경연합은 람사르총회가 끝날 때까지 매일 저녁 이곳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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