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1일 오후 5시 15분]
생명나눔재단, 이영준군 치료비 1천만원 긴급 지원 결정
생명나눔재단은 1일 오후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영준군의 치료비 1천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2차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에 영준군의 사연을 알려 희망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의했다.
생명나눔재단은 소아난치병, 빈곤아동, 독거장애노인을 지원하는 경남지역 활동 사회복지재단이다.
[1신 : 31일 오후 7시 30분]
간절한 어머니 사연 "아들 살려달라 기도해 주세요"
"그동안 몸 상태도 너무나 떨어져 몸무게가 28kg으로 마치 닭뼈 같은 손을 만지면 그 손에 힘을 주려 노력합니다. 말을 할 수 없으니 손가락으로라도 자기 생각을 말하고자 꼼지락거립니다. 정말 손가락 까닥거릴 힘조차 없는 아이가.""우리랑 옆 반이어서 자주 마주칠 기회가 많았던 영준아. 2학기 되고 나서 니가 보이지 않아 아이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런 소식을 듣게 되어서 너무 마음이 아퍼.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니가 건강해져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할게. 영준아 힘들어도 꾹 참고 견뎌내서 우리 졸업 같이 해야지. 얼른 나아서 빨리 오기를 바랄께 ♡힘내 영준아~ㅎ. 파이팅. 1학년 5반 학생들 모두가~."선천성심장병 전문사이트(
www.kidheart.com)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위는 희귀 심장병을 앓고 있는 중학생을 둔 어머니가 쓴 글이고, 아래는 그 중학생의 친구들이 올린 글이다. 이 사이트에는 "영준아 힘내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창원대방중학교 1년 이영준(14)군 이야기다. 영준이는 현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 중환자실 중에서도 격리4방에 있다. 지난 8월 14일부터 세차례 심장병수술을 했는데, 상태가 호전되었다가 다시 나빠지기를 반복하면서 3개월째 입원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심장병을 앓았던 영준이는 지난 7월까지 학교를 다녔다. 대방중 1-6반 교실에는 영준이가 지난 1학기 동안 썼던 책상과 걸상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영준이 어머니는 창원의 한 중학교 교사인데, 휴직하고 아들을 간호하고 있다. 건축업을 하던 아버지는 부도가 나 현재 신용불량 상태다. 영준이의 하루 병원비는 100만원 가량. 1주일치만 500만~700만원 정도. 어머니가 대출을 내 일부 병원비로 썼다. 어머니는 "다음 주 초에 또 1000만원 가까이 나올 것인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단백질과 칼슘 등이 몸에서 계속 빠져 나가고 혈관이 터져 몸 전체가 멍이 든 것 같다. 알부민을 계속 투여해야 하는데, 일정 수치 이상은 보험이 적용되지만 영준이는 상태가 나빠 보험 혜택을 보지 못할 때가 있다. 숨 쉬는 것과 피 공급도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5살 난 영준이 동생은 할머니가 돌보고 있다.
창원대방중 학생과 교사들이 영준이 돕기에 나섰다. 영준이 어머니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딱한 사정을 듣고 영준이 담임교사한테 이야기를 한 것이다.
영준이 담임교사는 "어머니가 교사이고 해서 그나마 사정이 괜찮을 것이라 여겼는데, 말을 듣고 보니 엄청나게 힘들다고 한다"면서 "그래서 학교에서 논의를 거쳐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방중은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모금운동을 벌인다. 배춘기 교장은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돕는 것도 교육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모금운동을 벌여 다음 주 안에 병문안도 하고 성금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홈페이지에 "우리와 함께 웃고, 공부하던 하얀 얼굴의 영준이를 기억해주세요. 영준이에게 우리의 사랑을 보여주세요"라며 힘을 보태자고 호소하는 안내문을 올려놓았다.
선천성심장병 전문사이트에는 대방중 교사와 학생들이 올린 격려의 글이 올라와 있다. 한 학생은 "며칠 전 학교에서 선생님을 통해 영준이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면서 "잘 모르는 후배이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생의 이야기처럼 마음이 아프고 슬펐습니다"고 말했다.
"영준아, 빨리 나아서 씩씩한 모습으로 학교에 와. 우리 모두 널 기다리고 있어. 힘내~ 그리고 영준이 부모님께서도 힘내세요. 다 잘될 거예요."다음은 영준이 어머니가 지난 22일 선천성심장병 전문사이트에 "우리아들 영준이에게 힘을 보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 전문이다.
"우리 아들 영준이에게 힘을 보태 주세요" |
키드하트가 탄생할 무렵 유치원생이었던 우리 준이가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되었습니다. 몸은 건강하지 못했지만 정신과 맘은 한없이 밝고 건강했던 준이가 7월 15일 단백질이 넘 부족해서 보충하려고 입원했던 것이 아직도 집엘 가지 못하고 중환자실에서 죽을 힘을 다해 호흡기와 싸우고 있습니다.
폰탄(Fontan)수술 후 단백질 소실 장병변증이라는 희귀한 예후가 생겨 항상 주사와 약으로 견뎠는데 더 이상 약효가 없는 것 같고 혹시나 인공혈관으로 혈류에 도움을 주어 호전될 수 도 있으니 수술을 해보자는 교수님의 생각에 동의하여 8월 14일 수술을 하였습니다.
중환자실에서도 하루라도 일반병실로 빨리 오고 싶어 마취도 덜 깬 상태에서 손으로 글을 쓰며 “엄마. 나 수술 잘되었데?” 확인하더니 그 담날부터 가래를 얼마나 열심히 뱉어냈던지 목에서 피가 올라올 정도로 열심이었던 우리 영준이….
그 덕에 수술 3일째 일반 병실로 올라와 얼른 회복해서 추석 전엔 집에 가자고 약속했는데…. 근데 시간은 갈수록 회복은 커녕 흉관의 튜브도 못 빼고 자꾸 기침과 가래를 반복하더니 밥맛도 없다며 좋아하던 음식을 하나도 못 먹고 나중에 하루 종일 죽 100g으로 견뎠습니다.
자꾸 기침을 하고 가래가 많은데도 이상하게 엑스레이는 괜찮다는 겁니다. 점점 숨쉬기조차 힘들어지고 산소포화도가 80이하로 떨어지더니 혈압마저 70이하로 내려가던 9월 23일 한밤중 찍어본 CT에서 악성폐렴이라는 무서운 진단으로 새벽 1시에 중환자실로 내려갔습니다.
죽어도 가기 싫은 데가 중환자실이라고 안가겠다더니 본인도 넘 힘들었던지 아빠랑 3일만 자고 올라오자고 약속하고 보냈습니다. 에이즈말기환자나 암환자에게 올 수 있는 ,즉 극히 면역성이 떨어진 환자에게 볼 수 있는 그것도 여기선 아주 보기 드물다는 '폐포자충'이라는 무서운 세균이랍니다. 선생님들 모두 가망 없다고…. 이런 애들은 살리질 못한다고. 맘 준비하시라고. 몇 시간 전에 심박동이 30이하로 떨어져 심장마사지까지 했다고.
또 이러면 심폐소생이 될지 안 될지도 장담 못한다고. 우리가슴이 도끼로 찍힌 듯…. 아무생각이 없었습니다. 제발 살려만 달라고, 넘 억울하니까. 지금까지 버틴 게 넘 억울하니까. 몇년만 더 살게 해달라고 영준아빠랑 전 중환자실 복도에서 무릎 꿇고 매달렸습니다. 항생제를 써보겠지만 넘 악조건에 균이 무서운 속도로 폐를 덮치는 반면 항생제는 따라가는 속도가 느려서 아무도 예상 못하니 일단 쓸 수 있는 약을 최대한 퍼붓다시피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항생제는 넘 독해서 부작용과 후휴증을 생각하라면서….
하루만에 본 아이는 몇시간 전의 영준이가 아니라 거의 반 시체였습니다. 호흡기를 꽂느라 얼굴은 피투성이고 심장마사지의 흔적으로 가슴은 멍들었고 눈의 망막까지 튀어나올 정도로 온몸은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습니다.
이틀째 균은 다행히도 퍼지는 움직임을 멈췄는데 이걸 치료하려면 최소 2-3 주 걸리나 그동안 제발 다른 합병증이 없고 준이가 견뎌줘야 된다더군요. 소변이 한 방울도 안 나와 배가 산더미처럼 불러오자 복막투석을 했으나 효과가 없어 혈액투석을 하고 혈압약과 항생제, 혈전용해제, 알부민…. 이름도 알 수 없는 약들을 어마어마하게 달고 있는 준이를 보니 정말 저애가 살 수 있을까, 무섭기만 했습니다.
3일째 영준 다리가 뻣뻣하면서 색깔이 붉어지길래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혈압 약을 많이 사용하면 부작용으로 말초신경으로 혈액이 안가서 발끝 손끝까진 피가 안 통할 수 있다는 말을 하시더군요. 그렇나 보다 했는데….
아침 면회 때 그 얘길 듣고 저녁 면회 때 아일 봤는데 우린 모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영준 다리가 너무나 많이 부어서 아빠다리만큼 커졌고 게다가 허벅지에 혈전이 생겨 양다리에 피가 안통해서 썩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양 손까지….
시커멓게 변해버린 다릴 보고, 내 눈을 의심하고 입술을 깨물어 봐도 다리는 이미 살아있는 사람의 다리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되면 결국 괴사가 진행되어 사지절단을 해야 한다고. 그렇다고 약을 줄이면 심장이 멈춘다고 선택을 하라더군요. 다릴 살릴지 아이를 살릴지. 울 수도 없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오직 애만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평생 업고 다닐 테니 살려만 주시라고.
절대 선생님 원망도 안 할 것이고 이 병원에 우리아이 목숨을 맡겼으니, 선생님 판단을 믿을 테니 살려주시라고. 눈물이 범벅이 되어 울던 그 순간 기적처럼 발등에서 조금씩 희미해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내 눈이 이상한가 한참을 쳐다보다 선생님을 불렀습니다.
영준이 다리 색깔이 변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선생님도 놀라 카메라로 찍어보시고 비교를 해보더니 혈전이 녹고 있는 것 같다고 하네요. 의외라고. 헤파린(혈전용해제)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정말 이런 일도 있구나!
근데 기쁨도 잠시 다음날 중환자실로 정형외과 선생님이 우릴 부르시더니 다리를 보면서 <구획증후군>이라는 병인데 약물로 인해 다리에 혈액이 막혀 부종이 생기고 근육세포가 파괴되어서 빨리 처치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다리가 생선포 마르듯이 점점 말라서 뼈에 달라붙는다는군요. 그래서 걸을 수 없을 거라고, 걷고 싶으면 무릎 아래를 절단하고 의족을 해야 된다고.
그러지 않으려면 당장 무릎에서 발등까지 찢어 벌려놓고 부기가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살이 붙으면 기워줘야 하는데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 장담할 수 없고 특히 영준인 헤파린, 와파린. 혈전용해제를 넘 쓰고 있어서 찢으면 멈추지 않는 출혈과 함께 염증이 생겨 패혈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90% 이상이니 어찌할 것인지 결정하라더군요.
그 1분간의 순간에 어찌 그리 머릿속은 아무생각도 없이 깜깜하던지. 마치 바보가 된 듯 멍하니 있는데 그 순간 영준이 옆 침대의 아이가 하늘나라로 가버렸습니다. 그 부모들의 울부짖는 울음소리가 나를 깨웠습니다. 무조건 살리자! 뭐가 좋을지 보다 뭐가 덜 나쁠지를 생각하고 일단 목숨은 살려놔야 되지 않을까. 정말 지옥이 따로 없는 이 상황이 미치도록 무서웠습니다.
결국 다리를 포기하기로 하고 폐렴치료에 중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계속 수면제로 아이를 재우면서 약을 조절하기를 2주째. 그동안 다른 침대의 아이들이 세 명이나 더 하늘나라로 가버려서 그야말로 중환자 보호자 대기실은 숨 쉬는 것조차 고통일 정도로 무서웠고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고 있던 날! 아침 면회시간에 선생님이 "어머님! 영준이 희망이 보입니다. 드디어 사진에 폐가 보입니다" 이러는 겁니다. 우린 정말 또 끌어안고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을. 호흡도 좋아져서 낼 호흡기를 빼보겠다고. 근데 운명은 아직도 우리를 시험 중인가 봅니다. 호흡기를 뺀 담날 아침 영준이 입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뿜어져 나와 비상사태가 생겼습니다. 면회도 중지한 채. 그래서 다시 호흡길 달고 사진을 찍어보니 처음 생긴 균은 거의 나오질 않는데 이상하게 폐사진이 깨끗하질 못하단 겁니다.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좋아진 듯한 호흡도 자가 호흡이 안되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있고 혈압도 덩달아 내려가고 폐 압력이 점점 올라가는걸 보니 결국 또 다른 페염이 생긴 것 같은데 균배양 검사를 해도 나오질 않는다고 하네요. 시간은 자꾸 가고 아이는 갈수록 지쳐가고. 그래서 가장 센 항생제로 바꾸는데 이게 안 들으면 또. 정말 미치고 애가 타서…. 애간장이 녹는다는 말이 뭔지 너무나 실감하고 있으나 우리가 정신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면회 들어가면 수면제를 줄이자마자 정신을 차려서 우릴 알아보고 눈으로 애절하게 쳐다보는 우리 아들을 볼 때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고 끈도 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합니다. 그 상황에서도 입을 오물거리며 '물'이라는 발음을 합니다. 먹고 싶다고.
그동안 몸 상태도 너무나 떨어져 몸무게가 28kg으로 마치 닭뼈 같은 손을 만지면 그 손에 힘을 주려 노력합니다. 말을 할 수 없으니 손가락으로라도 자기생각을 말하고자 꼼지락거립니다. 정말 손가락 까닥거릴 힘조차 없는 아이가.
어제 다시 균검사가 나갔는데 이번에도 안 나오면 다시 항생젤 처음처럼 붓다시피 하고 스테로이드를 쓴답니다. 문젠 혈액투석도 혈종이 생겨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뺏는데 몸의 이물질이 잘 걸러지질 않으면 또 고비가 온다고. 항생제 때문에 간과 비장이 부어서 위장을 눌러 위액이 역류하고 등엔 욕창도 생기려하고 설사가 넘 많아 엉덩이가 시커멓게 삭고 있고 다리는 상한과일마냥 점점 골아가고 있고. 이런 지옥 속에서 30일째 우리 아들 영준이는 살려고 싸우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피가래가 나오고 콧줄에서도 피가 나오는데 어디서 출혈이 생기는지 선생님들조차 모르신다고 하니 기가 찹니다. 기관지인지, 폐인지, 위인지. 찢어서 가슴을 열어보지 않은 한…. 계속 출혈이 되면 가슴을 또 열어야 된다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 쉽게 결정할 수도 없답니다. 오늘도 혈액투석을 위해 기계와 심장으로 바로 관을 연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대기실에서 떨리는 가슴으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염치불구하고 엎드려 부탁드립니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 3층 중환자실 격리4번방에서 외로이 혼자 싸우고 있는 장한 우리 아들 영준이에게 한번만이라도 아들을 위한 기도를 해주세요! 용감하게 잘 견뎌내고 이 병마를 이겨내서 기적이 뭔지를 보여 달라고. 아픈 자식을 둔 부모는 아플 자격도 없다는데. 그래서 내심장이라도 떼어주고 싶은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네요. 간절히 원하고 기원합니다. 우리 영준이 제발 살려달라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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