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버락 오바마의 책 <담대한 희망> 오바마의 꿈은 이루어 질까? 3일 후면 길고 길었던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다. 오바마가 웃을까 매케인이 웃을까. 양쪽 지지자 모두 마을을 졸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의 책 <담대한 희망>오바마의 꿈은 이루어 질까? 3일 후면 길고 길었던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다. 오바마가 웃을까 매케인이 웃을까. 양쪽 지지자 모두 마을을 졸이고 있다. ⓒ 랜덤하우스

미 현지 시각으로 11월 4일 대선까지 3일 남았다. 미국은 현재 유례없는 경기침체로 유력 언론은 하루하루 새로운 소식을 쏟아내기에 정신이 없다. 미국 5대 투자 은행 중 메릴린치·리먼브러더스·베어스턴스 세 곳이 무너지면서 망연자실한 시기를 넘어 7000억 달러란 구제금융안이 성공을 하느냐 안 하느냐를 놓고 기획 기사도 많다.

 

일간지 <USA투데이>는 최근 주가가 9000포인트 밑으로 추락하기 시작하다가 다시 올라올 무렵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기사를 썼다가 곧바로 7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해야 했다. 그만큼 예측불가능한 미 증권시장, 금융시장에 모두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물경기로 옮겨지기 시작하면서 나타날 일들을 어둡기 때문에 미국 최대 쇼핑시즌이라 할 수 있는 연말이 썰렁하다. 오죽하면 월마트가 10달러 안팎의 크리스마스 장난감 세일을 벌써부터 단행하고 있겠는가. 그만큼 미국은 갑작스런 현실 앞에 당황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 미국인의 시선이 '오바마'에 쏠리고 있다. 10월 27일 현재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가 매케인 후보를 7% 앞서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설마', '아마도', '만약'이란 눈길을 보냈던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지금,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미국인을 설레게 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소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긴장감이 동시에 흐른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흑인 대통령'을 현실 앞에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점 다가오기에 미국인들은 다들 자신들의 나라를 지켜보고 있다. 더욱이 인종을 떠나 인간 오바마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명하고 철학이 있으며 명연설로 미국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경력이 미천하다고 비판받지만 시카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민권운동과 지역 커뮤니티 운동을 벌여왔다. 전국적 유명세를 탄 이후에도 그의 모습은 미래를 고민하는 열정있는 정치인이란 느낌까지 준다. '멜팅 팟'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오바마는 수많은 소수계 커뮤니티 이민자들에게 '미국이란 살기 힘든 나라지만 그래도 살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란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할리우드식 표현을 빌리자면 '미국인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영웅을 현실에서 보고 싶어하는 듯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전 세계에 독자를 두고 있는 <뉴욕타임스><워싱턴 포스트><LA타임스><시카고 트리뷴> 등 동부·서부·중부를 대표하는 신문사가 오바마를 지지했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대표 언론들이 한 목소리로 오바마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대선을 축제처럼 즐기려는 이들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눈에 띈다. '그 날'을 조심스레 준비하는 모습이다. 서부시간으로 29일 오후 8시 오바마의 30분짜리 선거광고는 CBS·NBC·Fox 등 주요 방송을 탔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오바마의 어릴 적 모습부터 어머니·외할아버지·외할머니 이야기, 미셸 오바마의 인터뷰, 오바마에게 직접 묻고 답하는 식의 인터뷰, 끝으로 플로리다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는 오바마의 라이브 연설.

 

이제는 남은 3일 동안 오바마 지지자들은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흑백 대결에서 변수를 만날 수 있다는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고, 매케인 지지자들은 '그래도 안정된 미국'이란 믿음을 내세우며 매케인 대통령의 희망을 놓치 않고 있다. 

 

4년 전 당시 부시 현 대통령과 존 케리 후보의 대결로 민주당 지지파와 공화당 지지파가 심하게 대립을 했다. 오죽하면 대선 직전 <타임>은 미국 지도와 함께 '미국은 이미 반으로 갈렸다'는 표지를 실었겠는가.

 

당시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당시 인디애나인들은 부시를 선택했다)에서 선거를 지켜봤고 지금은 캘리포니아 LA에서 미국인의 선거를 엿보고 있다. 4년 전 미국인은 전 세계 반부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부시가 계속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여론에 힘을 실어준 듯했다. 그 덕분에 4년 후 미국인의 대다수가 '미국은 갈피를 못잡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답하고 있다. 대통령 때문은 아닐지라도 경제는 실물경기 위축이라는 파도 앞에 일반인들이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3일 후면 미국의 역사가 또 한 획을 긋는다. 현지에서 지켜보는 이곳 대선은 투표권이 없는 자들에게까지 충분히 흥미를 갖게 만든다. 3일 후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웃는 얼굴이 미국 신문 1면을 장식할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 존 매케인이 1면을 장식할 것인가? 예측 가능한 듯 하면서도 전 미국인이 가슴을 졸이며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미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