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맨 나중에 만들었다는 꽃 중의 군자, 국화 화신이 사방에서 전해옵니다.
한반도의 끄트머리 전남 고흥에는 일조량은 많으나 기온차가 크지 않아 오색으로 산하가 물드는 계절에도 만산홍엽, 멋진 풍경의 가을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남도의 농업 웅군인 탓에 가을걷이에 매몰되면 어느새 계절은 휘이 가버리고 단풍구경을 떠나기가 바쁘게 바로 삭풍이 찾아듭니다.
느끼기도 전에 달아나버린 가을!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던 한 농민단체 지도자가 대단위 국화단지를 조성해 군민들에게 가을 서정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고흥군 농촌지도자회장 백의영(58)씨
그는 3년 전부터 고흥읍 호형리 자신의 야산 1만2천㎡ 부지를 활용, 50여기의 돌탑을 쌓고 올해 6월초부터 국화16종 1만5천본의 모종을 심어 정성어린 손길로 가꿔 고흥지역에 100만 송이 국화단지라는 새로운 볼거리를 탄생시켰습니다.
지역주민 휴식공간 제공의 소박한 일념으로 시작한 버려진 야산이 국향이 가득한 작은 명소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아직은 재배기술과 꽃단지 설계가 미흡하지만 주말이면 수백 명씩 다녀가 첫 시도의 결과물치곤 대성공입니다.
백 회장은 “앞으로 들국화 구절초를 비롯한 야생화 단지, 단감 등 과수목과 어울리는 친환경 생태공원을 목표로 타 지역과 차별화하여 규모도 늘리고 차, 비누, 베개 등 국화를 활용한 생활용품 만들기, 단감, 석류, 대추 따기 등 먹을거리와 현장체험 병행이 가능토록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군내에 대규모 가을꽃 단지가 없어 타 지역 축제로 가야만 했는데 한 농민단체 지도자의 노력 덕분에 가을동화 여행을 지척에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향의 진한 향기가 깊어가는 가을정취를 더욱 만끽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