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라디오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세 번째 주례연설방송(정례화 이후 두 번째)이 방송된 17일 KBS 라디오 PD들 역시 세 번째 시위를 벌였다.
정일서 PD(노조 중앙위원) 등 20여 명의 PD들은 KBS 본관 4층 라디오생방송센터 앞에서 "KBS는 청와대 입 아니다", "본부장실 밀실개편 PD들은 창피하다" 등의 피켓을 들었다. 정 PD는 "그동안 PD들이 대통령의 일방적 연설 방송에 대해 반대해 왔는데 특히 이번 방송의 경우 워싱턴에서 녹음해 보낸 것을 방송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며 "이런 형식의 방송은 할 수 없다는 게 제작현장 PD들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라디오 PD들은 대통령 주례연설 방송 이외에도 고성균 새 라디오본부장이 취임 3일만에 일방적으로 진행자(정한용)를 교체한 사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PD들은 지난 주 라디오위원회를 열어 이에 대해 사측에 항의한 바 있다. 또한 라디오 PD들은 줄곧 "대통령 방송 형식을 지금의 일방적 연설에서 진행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하고 있으나 사측은 "청와대와 결정한 사항이 있으므로 당분간은 지금 형식대로 간다"는 방침이다.
정 PD는 "청와대와 합의하면서 편성제작권은 KBS가 갖기로 했는데, 왜 새 형식에 대해 KBS 자체에서 결정할 수 없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PD들은 대통령 연설방송이 끝난 아침 7시 54분께 본관 6층 라디오본부장실로 몰려가 본부장 면담을 요쳥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막아 나선 안전관리팀 직원들과 PD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안전관리팀 직원들은 이를 취재하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고압적인 취재 봉쇄 태도를 보여 PD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일부 PD들과 본부장의 면담은 1시간 넘게 진행됐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 PD는 "일방적이고 급작스런 진행자 교체에 대해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 것 이외에 본부장 입장이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면서 "당연히 우리 PD들의 입장과 행동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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