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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노동자가 지난 14일 아침 사내 건물 4층에서 투신해 중상을 입은 것과 관련,오마이뉴스 14일자 <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복직' 외치다 투신... 중태'>기사에 등장하는 투신한 이 아무개씨가 사고 현장에서 발언한 MP3 녹음기록이 공개돼 당시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씨는 투진 직전 발언에서 "회사의 감시가 너무 심해 힘들며 아파도 치료를 제대로 못받는다"고 한 후 대법원 판결 후 4개월 째 복직 되지 않고 있는 사내 비정규직 용인기업 노동자들에게 "힘내라, 빨리 복직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MP3 녹음기록에서 이씨는  "가족을 사랑하지만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회사의 탄압이 너무 심하고 이 길을 헤쳐나가기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며 "내가 다쳐서 힘들 때 회사는 나를 억압과 탄압해 여기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인 동지들 힘내시고요. 빨리 복직하기를 저 여기서 기원합니다"며 "회사에 쓴소리 한다고 억압하고 탄압하는 것은 사람의 목을 조르는 거와 같다"고 말했다.

 

또 투신을 만류하러 올라온 회사측 사람들과 나눈 대화에서는 "현장에서 일을 해도 이건 일하는 것도 아니고 왜 감시를 합니까. 사람을 왜 감시를 해요"라며 "중식시간에 선전전하는 게 뭐가 잘못됐다고 그걸로 사람을 탄압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점심시간 홍보물을 돌리는 등 활동으로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은 같은 현장조직 노동자를 두고 "왜 김아무개씨가 징계를 받아야 하냐, 왜 노동자가 아프고 힘든데 현장에서 감시 당하면서 일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투신하던 오전 7시경 급박한 상황도 녹음됐다. 회사측에서 투신을 막기 위해 기계차량으로 올라오자 "올라 오지마, 손대지마, 올라오지마"를 반복하다 이씨는 투신했다.

 

노동계 무기한 촛불집회 등으로 항의... 회사 "노동계가 악의적 주장"  

 

이와 관련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7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아무개씨 투신의 핵심 원인은 노조활동 탄압에 있다"며 ""사건 당일 이아무개씨 투신을 강제로 진압하려던 사측 행동이 투신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오전 6시 40분경 시작된 이씨의 항의가 부서장과 담당 반장의 설득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며 "하지만 현장에 있던 회사 상무가 안전관리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하이랜드카를 올리라고 지시해 투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또 사고 후 회사측이 취한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고후 부인에게 먼저 전화하지 않고 멀리 있는 이씨 노부모에게 전화해 '이씨가 다쳤으니 회사로 상담하러 와달라'고 했다"며 "이는 반인륜적 태도로 지탄받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강제진압 인정,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18일부터 울산 동구 현대미포조선 정문앞에서 무기한 항의촛불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은 이 사건과 관련, 오는 12월 6일 영남권노동자집회를 울산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하고 나서는 등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반해 회사측은 노동계가 사실과 다른 악의적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미포조선측은 "당시 현장에서 구조를 지시한 상무는 회사의 최고안전책임자"라며 "이씨의 안전을 위해 최고안전관리자가 최선의 결정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측이 사고 후 노부모에게 전화했다는 데 대해 "사실과 다르며 분명히 회사측에서 부인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며 "또한 회사는 이씨 치료를 막은 적이 없으며 지난 3월달에 다친 것을 6월에 신고해 산재불인정 판결까지 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또한 "지난 2000년 입사한 이씨가 그동안 2년 가까이 휴직을 하는 등 문제 있는 회사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현대미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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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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