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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대체: 21일 저녁 7시 15분]

김민석 "영장실질심사 응하겠다"

당대표가 검찰에 불구속을 요청하는 신원보증서를 내는 '굴욕'을 감수한 민주당이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구속영장 집행 불응방침을 접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오후 "김 최고위원이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무죄 입증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김 최고위원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검찰은 김 최고위원에 대해 3개월간 유효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오전에 그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를 열기로 했다.

최 대변인은 이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김 최고위원의 결정에 대해 "당 지도부가 신원보증서까지 내면서 불구속 기소를 요구했음에도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한다면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겠다는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은 '여당 무죄-야당 유죄'에 대해 충분한 주장을 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하거나 사건과 관련없는 내용을 흘리는 것에 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제부터 '무죄투쟁'을 위한 시간을 당기겠다는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은 이제까지 검찰의 흘리기에 반박을 자제해왔는데, 내가 알기로는 상당한 반박자료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도부 신원보증서' 제출을 주도한 박주선 최고위원은 "김 최고위원이 사전에 일체 상의한 바 없다"며 "지도부 신원보증서와 본인 서약서까지 내서 불구속기소를 주장한 상태에서 실질심사에 응하겠다는 것은 몇 단계를 넘어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지도부 신원보증서 제출도 '김민석 농성'의 마무리 국면의 한 장면으로 해석된다. 가뜩이나 당 기반이 약하고 내부 총의도 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당밖의 비판여론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법원의 구속영장을 물리적으로 거부하는 강경대응을 이끈 정세균 대표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신 보강: 21일 오후 1시 20분]

민주당의 '굴욕'... 검찰에 김민석 신원보증서 제출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의 구속을 막기 위해 검찰에 신원보증서를 냈다.

민주당은 21일 오전, 당직자와 자문변호사를 검찰에 보내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최고위원 7명 등 지도부가 서명한 신원보증서와 이후 성실히 재판을 받을 것을 약속하는 김 최고위원의 서약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위 사람(김 최고)에 대해 검찰 또는 법원으로부터 조사, 재판을 위한 출석요구가 있을 때에는 본인이 책임지고 출석시킬 것을 보증합니다"라고 적은 신원보증서에 각자의 도장을 찍어, 사건 담당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앞으로 보냈다.

 21일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을 불구속 수사할 것을 요구하면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앞으로 보낸 신원보증서. 내용은 "위 사람에 대해 검찰 또는 법원으로부터 조사·재판을 위한 출석요구가 있을 때에는 본인이 책임지고 출석시킬 것을 보증합니다"라고 돼 있다.
21일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을 불구속 수사할 것을 요구하면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앞으로 보낸 신원보증서. 내용은 "위 사람에 대해 검찰 또는 법원으로부터 조사·재판을 위한 출석요구가 있을 때에는 본인이 책임지고 출석시킬 것을 보증합니다"라고 돼 있다. ⓒ 안홍기

김민석 "국민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심려끼쳐 죄송"

김 최고위원은 서약서에 "본인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정치자금법 위반혐의 건으로 국민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본인은 본건과 관련하여 이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뿐만 아니라 민주당 최고위원이라는 공인으로서 증거인멸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고 법원에 기소가 되면 재판에 성실히 응할 것을 서약합니다"라고 적었다.

정세균 당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당의 지도부가 연서해 (김 최고위원의) 신원을 보증해서 재판을 받겠다고 하면 불구속으로 재판하라는 것이 헌법 정신에 맞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원보증서 제출' 아이디어를 낸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자신의 '3회 구속-3회 무죄' 사례를 상기시킨 뒤 "적지않은 사람들이 무죄판결을 받고 있음에도 구속영장을 남발하는 검찰의 관행은 개혁해야 한다"면서 "김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기소로 신속한 재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검찰이 김 최고위원을 불구속기소할 수 있는 명분을 주겠다는 전술적 '탄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같은 '신원보증'을 하는데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선 최고위원이 "김 최고위원을 불구속 기소하도록 하는 대신, 김 최고위원이 도망가거나 재판에 응하지 않으면 민주당 의원이 모두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신원보증서를 검찰과 법원에 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대표는 "자칫하면 입법부가 사법부에 어떤 강제를 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최고위원 대부분이 뜻을 모으자, 정 대표는 결국정치적 사건과 관련해  제1야당 대표가 검찰에 신원보증서를 보내는 대단히 이례적인 상황을 수용했다.

아랑곳없는 검찰, 구속영장 재청구 태세

 지난 12일 오후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서 검찰수사관들이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한 구인영장의 집행을 시도했다가 민주당 김충조 의원 등 당원들에게 저지당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서 검찰수사관들이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한 구인영장의 집행을 시도했다가 민주당 김충조 의원 등 당원들에게 저지당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주성

그러나 검찰은 신원보증서에도 김 최고위원을 구속수사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의 유효기간이 이날 자정으로 끝남에 따라 법원에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특수통 간부는 "출국금지를 풀기 위해 변호인들이 탄원서를 내는 일은 종종 있지만, 정당 지도부가 이같은 사건에 대해 신원보증서를 냈다는 것은 처음 들어본다"며 "설사 김 최고위원이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도 보증인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없기 때문에 법률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런 기류를 이미 알고 있는 민주당이 신원보증서를 낸 것은, 법원의 구속영장 집행에 대한 잇따른 물리적 저지로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고민속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의원과 당직자 등 많은 민주당 인사들은 김 최고위원의 농성과 영장집행 저지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 여론에 대해 "답답하다, 묻지 말라", "자칫하면 자중지란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본인이 결단해야 할 상황이다", "누가 김 최고에게 본인이 결단하라고 할 수 있겠나. 자칫하면 열린우리당계-민주당계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난 19일 <내일신문>이 발표한 한길리서치 11월 정례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8.5%까지 추락한 것에도 김 최고위원 사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 대표 지도력 손상, "굴욕적"..."투쟁의 한 방식"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지도부의 신원보증서 제출에 대해 "대단히 굴욕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언론에서 민주당 기사는 김민석 최고위원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최재성 대변인은 "굴욕이 아니라, 투쟁의 한 방식"이라며 "김 최고위원은 검찰에 대해 일일히 반박하지 않고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무죄 투쟁"이라는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민주당의 주장이) 옳음에도 충분히 전달이 안돼 걱정하는 국민이 계셔서 안타깝고 걱정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당의 입장이 올바르다고 확신한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김 최고위원 사건에 대한 강경대응을 이끈 정 대표도 지도력에 큰 손상을 입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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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김민석#민주당#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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