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KBS 노동조합 결선 투표(12월 1일~3일)가 임박한 가운데 "사측이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박정호 후보와 짝을 이뤄 노동조합 선거에 도전했다 지난 1차 선거에서 3위를 차지, 결선에 오르지 못한 기호 2번 박종원 후보는 28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조직적인 관권선거, 어용노조 만들기를 하고 있다"면서 "기술본부장은 선거개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박종원 후보는 이 글에서 "아마도 본부장께서는 지금의 본부장 자리를 만들어 준 노조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되실 것"이라면서 "더이상의 선거 개입은 기술조직의 건강성을 해칠까 염려되니 더이상 기술조직과 노동조합과 KBS를 망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해 기술본부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박종원 후보가 (4번 후보에게) 기술쪽 표를 몰아주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박종원 후보가 28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
존경하는 김영해 기술본부장께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건강은 어떠신지요?
복잡하고 변화하는 기술의 현안을 챙기시느라 노고가 많으십니다.
남산에 발령받는 날 저녁에 인사를 드리고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최근에 노동조합 선거에 본부장께서 관심이 많다고 많은 분들이 전합니다.
제가 당선이 되면 기술본부장의 자리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많이 깔려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본부장이 누구냐는 관심보다, 분열되고 고립된 노동조합으로서는 구조조정과 수신료 인상을 돌파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했었습니다. 본부장이 누구인가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본부장께서는 지금의 본부장 자리를 만들어 준 노조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되실 겁니다. 사장을 비롯한 기술본부장은 생존의 차원에서 노동조합 선거에 관심을 많이 가시고 계실거구요.
이번 KBS 노동조합 선거를 내외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건강성이 살아있는 노동조합이 되느냐?, 단절된 외부 연대를 복원할 수 있느냐? 제작 아웃소싱과 2TV 분리를 비롯한 방송구조 개편과 구조조정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
이쯤에서 김영해 본부장께서는 노동조합 선거 개입을 중단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방송기술인협회장을 지낸 후배로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노동조합위원장이 되지 않아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선거개입은 기술조직의 건강성을 망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기술은 창의적인 발상과 다양한 생각을 가진 조직으로 어우러질 때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본부장의 선거 개입은 건강한 기술 조직을 분열시키고 정치집단화 되는 길로 만들 것입니다. 또한 어용 노동조합을 앞세워 KBS노동조합, KBS의 정체성과 고용안정을 해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본부장께서 챙겨야 하실 현안은 ‘차질 없는 디지털 전환’, ‘난시청 해소를 위한 기술 개발’, ‘700㎒ 대역의 주파수 보호’, ‘MMS의 고도화’, ‘디지털화에 대비한 기술 인력의 정예화’, IP-TV 등 뉴미디어 도입에 대비한 지상파 경쟁력 강화‘ 등 하나같이 쉽지 않는 난제들입니다.
군사 정부 시절에도 기술본부가 이렇게 획일적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기술인들이 본부장의 지시에 움직이고 침묵하고 있는 많은 기술인들의 마음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본부장께서는 직위를 이용해 노동조합 선거에서 저에게 도움을 줄 후배들에게 위협적인 언사로 협박하고, 팀장과 선임들을 동원에 제작기술과 지역에 조직적인 관권선거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본부장의 자리를 만들어 준 지금의 노동조합을 유지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뛰고 있다고 합니다. 선임들을 지역에 보내 지역 선거 운동을 독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설마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저는 방송기술인들의 건강한 양식을 믿기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는 기본적인 양식과 도를 넘고 있다는 생각에 이렇게 간곡하게 편지를 올립니다.
더 이상 기술조직과 노동조합과 KBS를 망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 당장 조직적인 관권선거 운동을 중단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용노조 만들기를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선거후 편하게 소주한잔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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