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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동아리 하면 여행, 운동 등 친목도모를 하기 위한 동아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요일에만 활동하는 특별한 동아리가 있다. 일명 '쓰줍동'이다.

 

수업이 없는 일요일 오후마다 인하대학교 학생들과 교수는 본관 앞에 모이기 시작한다. 십여 명이 넘는 수가 모이고, 그들은 구호를 외치고 다시 흩어진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쓰줍동'은 쓰레기 줍기 동아리다. 이 모임은 인하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이뤄낸,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동아리와 다르다. 가입·탈퇴의 형식 없이 인하대생이라면 누구나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

 

‘쓰줍동’은 지난 7월 말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한 뒤 곧바로 활동을 시작했다. 8~9명 정도의 소수 지원자와 게시판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 교수가 마침표를 찍었다. 그 후기는 바로 학교 홈페이지에 사진과 글을 통해 공개되었고, 더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을 받게 되었다.

 

이 게시물의 조회수와 추천 수는 높게 올라갔으며 댓글 또한 길게 이어졌다. 세 번째 모임 때는 이런 반응과 더불어 18명이라는 인원이 찾아와 교내 미화작업에 동참하였다.

 

'쓰줍동' 회원인 물리학과 고태훈 학생은 담배를 피고 담배 꽁초를 무심코 아무 데나 버렸는데 지금은 담뱃불을 끄고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으면 주머니에 넣는다고 했다. 담배꽁초가 주머니에 있는 것을 깜빡 잊고 시간이 지나서 세탁기에 그대로 돌려 옷이 상한 일화도 있다고 말했다.

 

'쓰줍동'은 일요일 오후 4시부터 1~2시간 정도 교내와 학교주변을 돌면서 쓰레기를 줍고, 학교 정돈을 한다. 일요일에도 학교를 이용하는 학생들과 그 외에 사람들에게도 위생적으로 도움이 되고, 월요일에 출근하는 청소하는 분들의 수고도 덜어 드린다.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와 학우를 위해서 모였고, 교수도 자발적인 참여로 지지해 주는 남다르고 의미 깊은 모임이다.

 

이들은 쓰레기만 줍는 것이 아니라 협동과 단결 사랑까지 담는다. 아직은 20명 내외의 소수동아리지만 더 많은 학생들의 참여와 협조로 발전을 기대해 본다. 추운 겨울이지만 우리도 이들처럼 자발적으로 서로 돕고, 마음을 나눠서 따뜻한 겨울이 되면 좋겠다.

 

 '쓰줍동' 회원들이 교내 쓰레기를 줍고 있다.
'쓰줍동' 회원들이 교내 쓰레기를 줍고 있다. ⓒ 김은별


#쓰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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