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북한이 남한 탈북자단체가 보낸 '대북 전단(삐라)'을 군대를 동원해 수거하고, 삐라를 줍거나 보관하는 주민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내부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는 중국 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삐라를 직접 접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군인들을 동원해 수거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방송과 인터뷰를 한 '대북 소식통'은 삐라가 북한군 4군단이 위치한 황해남도 장연군과 연안군에 주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삐라가) 바닷가 쪽으로 많이 떨어진다, 장연이든가, 용연... 삐라 때문에 완전히 난리가 났다"면서 "군대들도 아침에 기상해서 새벽에 아침운동으로 그걸 줍는다, 식량 단속하는 사람들도 식량 단속보다 삐라에 더 눈을 밝힌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 지역의 협동농장 밭, 야산에는 비닐(플라스틱) 봉지로 된 삐라들이 여기 저기 펄럭거리고 있어 어린 아이들도 손쉽게 주울 수 있을 만큼 삐라가 쉽게 눈에 띄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북한 군부가 예하 군부대에 삐라를 줍도록 명령했고, 안전보위부와 보안서(경찰서) 산하 규찰대도 '삐라와의 전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삐라를 줍거나 숨긴 주민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과거에는 주민들이 삐라를 직접 주워 보위부나 보안서에 가져오도록 했으나, 최근에는 삐라가 떨어진 장소를 신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황해남도 지역 보위원들이 정보원들을 주민들 속에 침투시켜 감시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보도했다. 대북 소식통은 "일터에서 삐라를 본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했던 한 농민은 보위부에 끌려가 취조를 받고 8년 노동 교화형에 처해졌다고 현지인들이 밝혔다"고 전했다.

 

박상학 대표 "앞으로도 대북 전단을 십 배, 백 배 더 보낼 것"

 

 자유북한운동연합,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2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 자유의다리에서 대북전단 10만장을 살포하려다 이를 제지하는 진보연대 소속 회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탈북자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왼쪽)가 진보연대 회원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납북자가족모임 회원들이 2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 자유의다리에서 대북전단 10만장을 살포하려다 이를 제지하는 진보연대 소속 회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탈북자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왼쪽)가 진보연대 회원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한편 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다리에서 한국진보연대와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충돌하면서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따른 갈등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탈북자단체와 납북자가족 모임 등은 정부의 자제 호소와 진보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북 전단을 계속 띄워 보낼 방침이어서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이날 충돌 직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앞으로도 대북 전단을 십 배, 백 배 더 보내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 독재의 실상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삐라를 보낼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대북 전단 살포 저지에 나선 진보단체에 대해 "친북 좌빨 단체"라며 "법적으로 이적단체로 규정된 단체가 무슨 진보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고작 남자 3명, 여자 4명이 와서 삐라를 보내려고 했는데, (진보단체) 수십명이 몰려와서는 기자회견을 빙자해 몇 마디 하더니 달려들어 치고 받았다"며 "자유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성토했다.   

 

반면 한국진보연대는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남북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보고 계속해서 저지에 나설 예정이다. 이 단체는 지난달 28일 낸 성명에서 "대북 비방전단 살포는 6.15공동선언 이후 합의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상호비방 중단'에 위배되는 것일 뿐 아니라 북 붕괴를 꾀하고 행해지는 노골적 적대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국진보연대 관계자는 "대북 비방전단 살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방침은 변함없다"면서 "다만 오늘처럼 현장에서 막을지, 다른 방법을 찾을지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요 기사]
☞ 이 대통령, '대기업 취업 준비생'만 늘릴 셈인가
☞ [전교조 선거] 반이명박식 교육엔 한목소리, 각론은 달라
☞ [현장] 12시간 조사 받은 노건평 "착잡할 뿐... 돈 안 받았다"
☞ 럭셔리 키즈카페, 초보엄마 살 떨리네
☞ [엄지뉴스] 우리 모두 장미란 선수처럼 '으라차차'
☞ [E노트] 시골의사 박경철 "한국경제 중환자... 내년 2~3월 최대 고비


#대북 전단#삐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