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인수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지난 4일 전격 구속된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66)씨를 상대로 탈세 및 횡령혐의 등 여죄를 파악하고 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5일 오후 서울 서초등 대검 기자실에서 열린 수사브리핑을 통해 노씨를 상대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대주주였던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사(옛 패스21)의 주식 100여만 주를 차명으로 사들인 경위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사의 주식 매입에 쓰인 10억원의 출처 ▲차명으로 매입하게 된 경위 등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노씨가 지난 2004년 초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사의 주식을 차명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회사인 '정원토건'의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과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사의 대주주였던 박 회장의 조언을 얻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정원토건이 지난 2003년 태광실업 계열사인 정산개발로부터 정산골프장 진입로 공사, 태광실업 공장 용지 조성 공사 등을 수주 받는 과정에서 박 회장과 노씨 간의 석연치 않은 돈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화삼씨 형제, 세종 캐피탈 홍기옥 사장 등을 소환해 노씨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증권거래법 위반 및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된 박 회장과 관련해 태광실업 실무자 등을 상대로 외국에 조성된 자금의 사용처 등을 파악하고 있다.
최 기획관은 "현재 박 회장이 외국에 조성한 자금이 국내로 반입된 흔적은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조세포탈 외 외환관리법 등 다른 법에 위반되는지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홍콩에 유령회사를 세운 뒤 태광실업 계열 해외 법인들과의 거래를 통해 800억원의 수익을 올려 소득세 200억여원을 탈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은 박 회장의 소득 800억원은 사실상 비자금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어 여·야를 막론하고 친분을 과시하는 박 회장이 이를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최 기획관은 "누차 밝혔지만 이 수사는 증권거래법 위반·탈세 고발 사건 수사이지 정관계 로비 수사가 아니다"며 "현재까지 어떤 정·관계 로비 정황도 포착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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