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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피스와 환경운동연합은 7일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그린피스와 환경운동연합은 7일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 윤성효

"한국은 전 세계를 리드해 나가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도 내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다. 바다가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이 앞장서야 한다. 이번 기회에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참치 남획을 막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

그린피스 소속 에스페란자호 멜드린 하빕(Madeleine Habib) 선장이 한 말이다. 에스페란자호는 한국에는 처음으로 6일 부산에 입항해 한국해양대 부두에 정박해 있다. 7일 에스페란자호 선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국내외 활동가들이 참석해 남태평양의 참치 남획 실상을 고발했다.

8~14일 사이 부산 롯데호텔에서는 제5차 중서태평양국제수산회의(WCPFC)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태평양 일대 눈다랑어와 황다랑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 뒤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환경운동연합과 그린피스가 공동으로 참치남획을 막기 위해 공동 활동에 들어간 것.

환경연합과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7일 오전 해운대 백사장 일원에서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백사장에서 태평양을 향해 'SOS TUNA'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활동가 50여 명은 대형 천 조각 위에 서서 구호를 외치거나 드러눕기도 했다.

또 활동가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참치 남획 중단하라'고 쓴 피켓을 들고 해상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해운대 일대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그린피스와 환경운동연합은 7일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그린피스와 환경운동연합은 7일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 윤성효

그린피스 활동가 '참치 남획 심각하다'

이날 오후 한국해양대에 정박해 있는 에스페란자호에서는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양장일 환경연합 사무총장(대행)은 인사말을 통해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방한을 환영하며, 지구의 미래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멜드린 하빕 선장은 "에스페란자는 스페인어로 희망이란 뜻이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 태평양의 참치 남획을 막기 위한 희망을 위해 왔다"고 말했다.

구자상 환경연합 바다위원회 위원장은 "이번에 부산에서 열리는 WCPFC를 통해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이번에 부산에서 실질적인 국제 협약이 맺어질 수 있도록 그린피스와 함께 캠페인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태평양 일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참치 남획 실태를 고발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4~6월 사이 태평양 일대에서 참치 남획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한국에서는 통영거제환경연합 소속 활동가 최정씨가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그린피스는 태평양에서 조업 중이던 한국 어선 올림푸스호 근처에서 "한국은 태평양 참치 남획을 중단하라"는 깃발을 펼쳐 들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한때 참치는 인도양과 대서양에서 많이 잡혔으나 남획으로 고갈되어 지금은 전 세계 선박들이 태평양으로 몰려들고 있다.

태평양은 현재 전 세계 참치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참치를 많이 잡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대만(각각 1, 2위)이며 한국이 그 뒤를 잇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과 미국, 유럽도 이곳에서 참치를 잡고 있다.

참치는 횟감용인 눈다랑어와 황다랑어, 참다랑어가 있고, 통조림용으로는 날개다랑어와 가다랑어가 있다. 우리나라는 동원참치 등에서 참치를 잡아 수출과 내수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참치 생산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참치 조업어선은 200여 척에 이른다.

그린피스 국제본부 해양활동가인 사리(Sari Tolvanen)씨는 "참치잡이는 산업의 형태다"면서 "일본과 대만, 한국, 중국, 미국 등이 대규모 선단을 통해 남획하고 있는데, 선박들은 줄어든 참치를 잡기 위해 더 많은 사람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참다랑어와 황다랑어 남획이 심하다"면서 "이들 참치를 앞으로 50%를 줄이지 않으면 안 되기에, 이번 중서태평양국제수산회의를 통해 그같은 협약을 맺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소속 에스페란자호 멜드린 하빕 선장.
그린피스 소속 에스페란자호 멜드린 하빕 선장. ⓒ 윤성효

피지 출신인 그린피스 활동가 랑이(Lagi Toribau)씨는 "중서태평양 해역에는 모두 17개의 나라가 있는데, 그들은 세계에서도 가난한 나라들이다"면서 "그들 나라에 있어 참치는 석유나 마찬가지인데, 지역 주민들에게는 참치가 주요한 식품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특히 눈다랑어와 황다랑어가 많이 사라지고 있으며, 이번에 거기에 대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가 참치를 먹지 못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곳에서는 30~40% 정도가 불법으로 참치를 잡고 있다"면서 "17개 나라는 순시선이라고 해봐야 1척씩밖에 없는데, 불법 조업하는 선박을 단속하기도 버겁다"고 설명했다.

랑이씨는 "현재 남획되는 참치를 50%로 줄여야 하며, 중서태평양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선정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15개 나라만 찬성했다"면서 "세계적인 참치 산란장인 중서태평양 해역을 보호하는 방법은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2001년부터 참치가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리더쉽을 발휘한다면 일본이나 대만 등도 따라올 것"이라고 제시했다.

최예용 환경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은 "태평양 해역의 참치 남획 수준은 심각하다"면서 "세계은행이 올해 11월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줄어든 참치를 잡기 위해 연간 500억불을 낭비하고, 과도한 경쟁으로 남획을 가속화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4~6월 사이 그린피스의 캠페인 활동 당시, 한국의 한 원양어선이 불법조업하는 현장이 적발되어 조사를 받던 도중에 도망을 갔다"면서 "이곳에서는 등록되지 않거나 허가를 받지 않고 조업하고, 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신고사항을 지키지 않는, 이른바 불법탈법조업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와 환경연합 활동가들은 8일 오전 부산 롯데호텔 앞에서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저녁에는 촛불을 들고 시위를 벌인다. 이들은 9일에도 비슷한 퍼포먼스를 이곳에서 벌이고, 10일에는 '참치 장례식'을 거행한다.

에스페란자호는 10일 다대포항으로 이동해 11일까지 이곳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박 견학 프로그램을 연다. 에스페란자호는 부산에서 참치를 지키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 뒤 11일 출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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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참치남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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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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