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이용 청소년들이 중독성 폭력 게임에 무분별하게 노출돼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청소년 정서를 해치는 유해물이나 사행을 조장하는 게임은 사전 심사해 전체이용자와 12·15·18세 이상 이용자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청주지역 PC방 상당수가 청소년에게 '스타크래프트'와 '서든어택',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폭력성이 짙은 18세 이상 이용이 가능한 게임을 무분별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오후 학생들이 자주 찾는 청주시 운천동 한 PC방의 경우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18세 이상 이용 가능한 FPS(전투를 벌이는 게임 장르) 게임인 '서든어택'을 이용하고 있었다.
청주시 봉명동 또다른 PC방 역시 초등학생 3명이 '서든어택'을 별다른 꺼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한쪽에서는 중·고등학생 10여명이 이같은 사이버 전쟁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인근 PC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에게 대부분의 PC방이 18세 이상 이용가능한 스타크래프트와 FPS 게임을 제공하고 있었다. 일부 학생은 게임을 하는 도중 욕설을 내뱉거나 입에 담기 힘든 사이버상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청소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초·중·고 남학생이면 거의 모두 즐긴다는 FPS 게임은 폭력성, 중독성, 언어의 부적합성 등의 이유로 12세 이하용이 없다.
더욱이 성인인증을 필요로 하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대다수 청소년들이 부모의 개인정보를 사용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김모군(11)은 "12세 이용가는 실감이 나지 않고 재미가 없고 PC방에 가면 따로 말을 하지 않는 이상 컴퓨터에 설치된 게임이 모두 18세 이상으로 돼 있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성인인증을 요구하는 온라인 게임류는 친구들이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외우거나 의료보험증을 보고 가입한다"고 말했다.
PC방 업주 김모씨(38)는 "게임을 제공하는 업체도 아닌데 PC방이 나서 게임물을 제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청소년들에게 12세 이상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라고 하면 쉽게 흥미를 잃어버리거나 다른 PC방으로 가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 세무서에 따르면 청주지역의 PC방은 243곳에 이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