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금융 위기로 불안하고 뒤숭숭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가 생겨 화제를 모우고 있다.
인터넷 뉴스 delfi.lt 1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북서부 도시 샤울레이에 소재한 단칸방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성은 일이 있어 한나절 집을 비웠다. 집에 돌아오자 자신의 낡은 아파트 현관문이 사라졌고, 깨끗하고 튼튼한 새 현관문을 발견했다.
그는 혹시 다른 아파트로 잘못 왔나 의심했지만 수십년을 살아왔는데 틀릴 리가 없다. 그렇다면 도둑이 들어왔나 의심했지만 도둑이라면 문을 부숴야지 새 문을 달아놓을 리가 없다.
현관문 회사의 담당자가 새로 문을 교체할 아파트 주소를 기재했는데 그만 일꾼들이 보기엔 번호가 달랐다. 104호로 기재했는데 끝수 4가 똑바로 쓰이지 않아 쉽게 1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꾼들은 104호가 아니라 101호 아파트 현관문을 교체한 것이다.
담당자는 일꾼들에게 집주인이 병원에 있기 때문에 집주인 없이 현관문을 교체하도록 했다. 그래서 일꾼들은 정확하게 일을 다 마치고, 새 현관문 열쇠를 옆집 사람에게 맡기고 돌아왔다.
숫자 하나 때문에 난데없이 엉뚱한 아파트의 현관문이 새 것으로 교체되어버린 것이다. 상황을 전해들은 회사 사장은 현관문을 원상복구하지 않고 새 현관문을 성탄절 선물로 기증하기로 했다. 경기가 아주 어려운 때인데 이렇게 선뜻 결정한 사장의 용심법이 리투아니아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숫자 표기에 얽힌 경험이 하나 있다. 1990년대 초에 유럽에서 3년 살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갔다. 사진관에 가서 필름사진마다 몇 장을 인화하라고 숫자를 적었다. 며칠 후 사진을 찾으러 가니 1장을 인화하라고 한 사진마다 모두 7장을 인화해놓았다. 값이 7배!!!! 난감했다.
이유인즉 유럽의 1자 표기에 익숙해 생각 없이 썼는데, 사진관 아저씨가 이것을 7로 알았던 것이다. 그때 후부터 손으로 숫자 표기할 때 항상 조심하고 있다. 써놓고도 상대방이 똑바로 인식할 수 있는 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