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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경의 Showroom"
"신은경의 Showroom" ⓒ 신은경

 

 "신은경의 Showroom"
"신은경의 Showroom" ⓒ 신은경

 

한국의 젊은 사진가들 중에는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사람을 찍지 않고 특정한 공간만을 표현대상으로 삼는 사진가들이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유는 사회 현상의 중심이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인 공간이고 사람이 공간의 지배를 받는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들 중에 한사람이 ‘웨딩홀’ 시리즈와 ‘포토스튜디오’ 시리즈로 유명한 젊은 사진가 신은경이다.

 

신은경은 ‘2008년 나우 작가상’ 수상작이기도 한데, 이번에 갤러리 나우에서 수상작가로서 ‘Showroom’이라는 전시제목으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작가는 이번전시에서 백화점의 특정한 상품진열대와 포토스튜디오 내부를 지극히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록하여 발표하였다. 작가가 찍은 표현대상은 동 시대 대중문화와 소비문화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러한 대상을 작가는 사회과학자와 같은 태도로 기록한 것이다. 그 결과물을 대형사이즈로 프린트하여 전시하였다. 작품마다 담겨있는 소재가 외형적으로 드러내는 컬러가 자극적이다.

 

 "신은경의 Showroom"
"신은경의 Showroom" ⓒ 신은경

 "신은경의 Showroom"
"신은경의 Showroom" ⓒ 신은경

 

작가는 특정한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현장에 있는 조명을 이용하여 가능한 극사실적으로 표현대상을 재현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래서 보는 이들은 대상의 실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전체적인 전시작품의 내용과 완성도는 여러 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우선 일부 작품의 프린트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는데, 그것은 작가가 촬영과정에서 조명을 완벽하게 통제 못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이다.

 

그리고 전시작품의 반 이상이 새로운 작품이 아니었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었다. 그 외에도 주제와 소재, 그리고 표현방식이 그다지 신선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이점은 나우 작가상의 취지와 부합되지 못한다고 느껴져서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미 유럽의 작가들이 다한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사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사진에서도 이미 진부한 주제가 되었다.

 

 "신은경의 Showroom"
"신은경의 Showroom" ⓒ 신은경

 

 "신은경의 Showroom"
"신은경의 Showroom" ⓒ 신은경

 

한국사진은 현재 국내외적으로 젊은 사진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국제적인 사진행사도 서울과 대구에서 개최되어 긍정적인 현실들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독창적이고 작가적 고뇌가 느껴지는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는 것도 안타깝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이번에 발표한 신은경의 작품들이 더욱 더 안타까움으로 느껴진다. 좀 더 진지하고 독창적인 새로운 작품을 기대한다. 왜냐하면 젊은 사진가 신은경의 작가적 기량을 믿기 때문이다. 한국사진의 여러 안타까운 현실 중에 하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였다.

덧붙이는 글 | 갤러리 나우 2008년 12월 10일(수) ~2008년 12월 23일(화) 


#공간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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