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제고사에 반대해 학생들의 대체수업을 허락한 교사들에게 파면 및 해임 처분 결정이 최종 통보된 가운데 17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시민 촛불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들이 부당한 징계 철회와 일제고사 거부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일제고사에 반대해 학생들의 대체수업을 허락한 교사들에게 파면 및 해임 처분 결정이 최종 통보된 가운데 17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시민 촛불 기자회견'에서 전교조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들이 부당한 징계 철회와 일제고사 거부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10월 14, 15일 진행된 일제고사 때 학부모들에게 체험학습 안내 편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7명의 교사들이 해임과 파면을 당했다. 그간 일제고사 자체에 대한 찬반이나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에 대한 고민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지필고사 일변도인 일제고사가 국가교육과정을 위배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교육과정이란 학교 교육에서 학생들에게 어떠한 교육목표를, 어떠한 교육내용과 방법, 평가를 통하여 성취시킬 것인가를 정해 놓은 공통적·일반적 기준).

 

교과의 평가는 선다형 일변도의 지필 검사를 지양하고, 서술형 주관식 평가와 표현 및 태도의 관찰 평가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7차교육과정 총론)

 

10월에 본 평가는 모두 객관식 5지 선다형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정부 당국이 오히려 법을 어긴 것이고, 징계당한 교사들은 지필평가의 문제점을 알려주고 국가교육과정 취지를 성실하게 수행한 것이 된다.

 

실제로 그동안 교육부는 학교당국에서 일제고사를 보려고 할 때 교육과정취지에 어긋난다는 유권해석을 내려왔다. 즉 10여 년 이어진 일제고사 금지와 이번 일제고사 반대 운동의 뿌리가 바로 지금 7차 교육과정에 있다.

 

7차 교육과정은 YS정권이 만든 것

 

초중등 교육법 제23조 1항 "학교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

 

이 법에 의해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는 2000년부터 7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7차 교육과정은 김영삼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1995년 5·31 교육개혁안을 바탕으로 만들고, 정권 말기인 1997년 12월 말 고시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5·31 교육개혁안을 만든 사람 중에는 이주호(전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교수도 들어 있다. 왜 교육과정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세계화·정보화, 교육 수요자의 요구가 다양하게 분출하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이고 고정된 관념이나 사고에서 탈피하여 의도된 교육과 실현된 교육을 접근시킴으로써 우리 나라의 초․중등 학교 교육이 교육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려져야 '교육의 질'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초등 학교의 교육 과정은 모든 학습 활동에서 실험, 관찰, 조사, 수집, 노작, 토론, 견학 등과 같은 학생의 직접적인 체험 활동을 강조하고 있으며, 소집단 활동을 통하여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경험이 많이 이루어지도록 한 점이 특색이다.

 

즉 세계화 시대에 맞는 인간형을 기르고 교육을 정상으로 되돌려 교육의 질을 강화하고, 초등학교는 이에 맞춰 체험활동과 공동학습을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7차 교육과정 취지에 맞게 단편지식 중심 일제수업에서 벗어나 30~40명 되는 학생들을 데리고 체험중심 교육을 하려고 애써왔다. 수업이나 평가에서 정답을 요구하기보다 학생 수준에 맞고 열린 시각을 가지도록 해왔고 교육당국의 장학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교육과정이 바뀌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전국의 학생들에게 한 가지 기준만 강요하는 일제고사를 보란다. 누가 잘못한 것인가?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대로 학생의 다양성과 선택권을 존중하고 체험학습까지 하게 했으니 이들보다 더 성실과 복종 의무를 다할 수 있으랴? 교육과정 질 관리는 표집을 통해서도 충분하다. 또 피사평가에서 계속 상위권인 한국 학생들의 학력은 지금도 충분할 뿐 아니라 차고 넘친다. 오히려 공부에 질리고 희망이 없어 자살하는 현상을 막는 게 최우선 과제라는 비판이 많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없이 교육 수준을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많다. 

 

시도교육감들이 고시 위반

 

전교조에서는 그동안 시도교육감이 평가권도 없는데 시험을 보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해왔다. 그게 사실일까? 

 

교육 과정 중심 학교 교육 모형 7차 교육과정에서 국가에서 학교 교사까지 교육과정 편성 운영, 평가권을 도표화한 것입니다.
교육 과정 중심 학교 교육 모형7차 교육과정에서 국가에서 학교 교사까지 교육과정 편성 운영, 평가권을 도표화한 것입니다. ⓒ 신은희

 

맞다. 현재 평가권은 국가와 가르치는 교사에게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중1 진단평가를 보고 12월 23일에는 성적까지 내는 일제고사를 보겠다고 했다. 법치사회를 강조하는 정부는 법적 근거도 없는 시험을 보겠다는 시도교육감부터 지도 감독해야 할 것이다.

 

[최근 주요기사]
☞ [현장] 서울시교육청 앞 1천여 촛불... 징계교사, '출근투쟁' 선언
☞ ['널 기다릴께 무한도전x2' 9일째] 256명 미션도 성공
☞ '낙동강 살리기' 설문조사 여론조작 의혹
☞ '벌금 300만원 구형' 강기갑 "모범선거 하려 했지만"
☞ [엄지뉴스] 명동 한복판에 웬 경찰이 쫙 깔렸네
☞ [E노트] 대박 동영상... "미쳤어, MB가 미쳤어!"

덧붙이는 글 | - 교육당국은 부당징계를 빨리 철회해주세요. 
- 교육과정은 학교교육의 방향성과  가르치는 내용을 규정합니다. 7차 교육과정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교육과정 교과서 서비스http://cutis.mest.go.kr/에서 구교육과정교과서서비스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일제고사#7차교육과정#고시위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