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단독 상정'으로 촉발된 여야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아예 모든 상임위에 대한 전면봉쇄 전략으로 맞섰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안 단독상정이 무효임을 가리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단독 상정에 따른 예고된 반발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한술 더 떠 '법대로'를 외치며 거듭 모든 중점 법안의 '독주처리' 의지를 다졌다.
한나라당의 외통위 점거로 불거진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공방도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망치·전기톱을 휘두른 야당의 책임을 묻겠다고 별렀고, 민주당은 박진 외통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의 적법성을 가리겠다면서 박 위원장을 형사고발했다.
[민주당] "이제는 전면전이다"... 모든 상임위 '보이콧'
19일에도 국회는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먼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다. 강기정·김유정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국회 행안위 회의장에 들어가 문을 걸어잠궜다. 행안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가 잡혀있었다. 행안위는 이른바 '복면법'으로 불리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개정이 현안이다.
회의장 바깥에선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석현(민주당)·강기갑(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미리 회의장을 점거했다. 정무위는 금산분리 완화·출총제 폐지 여부를 놓고 여야간 일전이 예상되는 상임위다. 김영선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박종희·김용태·조윤선 의원 등 한나라당 정무위원 10여명은 개의 예정 시각인 오후 2시에 맞춰 회의장 앞에 도착했지만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한나라당 정무위원들은 회의장 밖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 손으로 문을 두드리며 '개문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둘러싸고 서서 "한미FTA 강행처리 즉각 사과하라"는 구호로 맞섰다.
이날 민주당은 박진 외통위원장,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 이경균 국회 경위과장 등을 직권남용과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선진당] 이회창 "여당 비준안 단독상정 무효"...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
자유선진당은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단독상정이 무효임을 가리기 위한 '법적 투쟁'에 들어갔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임위 소속 위원의 입장 자체를 가로막는 질서유지권 발동은 없다"며 "회의 구성원의 참여기회를 박탈한 채 진행한 회의이므로 여당의 비준안 상정 처리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향후 모든 상임위에서 여당의 '일방 회의'에는 불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총재는 "회의장을 열고 회의의 기회를 주면 참여해 우리의 입장을 정정당당히 밝히겠지만, 어떤 형태로도 회의장 출입을 막거나 한나라당끼리 하는 회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박진 외통위원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징계절차가 이뤄져야한다"며 국회 차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선진당은 이날 "한나라당 소속 위원장과 위원들에 의해 외통위 회의장이 원천봉쇄돼 의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해 외통위원으로서의 권한을 침해받았다"며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중점법안 연말까지 반드시 처리" 강행의지 재확인
야당들의 반발과 법적 대응에도 한나라당은 이른바 'MB법안'의 처리 강행을 거듭 못박았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법안심사대책회의에서 "연말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중점법안은 처리돼야 한다"며 "시간이 없는 만큼 모든 상임위를 하루도 쉬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홍 원내대표는 "야당이 방해하면 물리적 충돌은 하지 말고, 방해하면 방해하는 대로 점거하면 점거하는 대로 상임위를 모두 열라"고 주문했다.
전날 한나라당의 외통위 회의장 점거로 불거진 충돌 사태에 대해서는 되레 "국회에서 기물을 파손하고 해머와 전기톱을 동원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그에 따른 형사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맞섰다.
[국회] "외통위 폭력사태로 경위 7명 부상... 고발조치 하겠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외통위 사태와 관련해 이날 오전 성명을 내어 "국회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분명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폭력과 파괴행위에 대해서도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는 충돌이 빚어지게 된 원인은 무시한 채 결과에 대한 책임만 가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야당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국회 공보관실은 "18일 외통위 폭력사태로 경위과 직원 2명이 2~3주의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이며 5명은 1~2주의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폭력행위 가담자들을 국회회의장 모욕죄, 공용물건손상죄, 특수공무방해치상죄로 관계당국에 고발조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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