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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군은 합천읍 황강변에 있는 옛 새천년생명의숲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꾼 뒤, 25일 표지석을 세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합천군은 합천읍 황강변에 있는 옛 새천년생명의숲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꾼 뒤, 25일 표지석을 세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 강석정

 '일해공원' 표지석 뒷면 안내문.
'일해공원' 표지석 뒷면 안내문. ⓒ 강석정

"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런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하여 이 표지석을 세웁니다. 서기 2008년 12월 31일 합천군수. 글씨 대한민국 제12대 대통령 전두환."

경남 합천 옛 새천년생명의숲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일해공원' 표지석이 세워진다. 합천군은 25일부터 공원 가운데에 있는 3․1운동기념탑 옆에 표지석을 세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표지석은 약 20t 가량의 자연석을 이용해 앞면에는 '일해공원', 뒷면에는 표지석을 세우게 된 이유를 설명해 놓았다. 붓글씨를 종이에 써서 자연석에 붙여 놓은 뒤 직접 파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표지석 건립 날짜를 12월 31일로 해놓았다. 이에 오는 31일 저녁에 있을 '제야의 타종식' 때 표지석 제막식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군청 관계자는 "표지석은 연말에 완공할 예정이며, 제야의 타종식에는 출향인사들도 참석할 예정이다"면서 "하지만 표지석 제막식을 열지를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부터 뉴라이트까지 역사 바로 잡기의 과정 전체를 무시하고 있는 속에, 합천군청에서도 보조를 맞추듯이 표지석을 세우는 것 같다"면서 "표지석을 세운다는 것은 지역에서 또 다른 갈등의 요인이 될 것이며, 바람직하지 않고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배기남 새천년생명의숲지키기합천군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표지석을 건립한다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논의하고 있다"면서 "일단 좀 더 논의한 뒤 26일경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군은 1999년 말부터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합천읍 황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건립했으며, 2006년 말부터 공원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에 반대했지만, 합천군은 2007년 1월 29일 군정조정위원회를 열어 공원명칭 변경을 확정했다.

합천군은 2007년 8월경 안내표지판을 '새천년생명의숲'에서 '일해공원'으로 바꾸었고, 경남진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는 당시 '일해공원'이란 안내표지판의 글자를 강제로 뜯어내기도 했으며, 그 뒤 합천군은 다시 글자를 붙이기도 했다.


#일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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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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