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청이 해마다 12지신의 대표 동물을 구청에 키워 논란이 일고 있다.
유성구청은 지난 29일 청사 주차장 한 쪽에 소 축사를 짓고, 소 한 쌍을 들여왔다. 이 소는 빌려온 것으로 암수 한 쌍을 내년 연말까지 주인 대신 키우기로 했다.
이에 대해 유성구의회는 2009년도 본예산에 계상됐던 송아지 구입 예산 270만 원과 사료비 24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유성구측은 "간벌목을 가지고 축사를 졌고, 벽돌은 직원들이 직접 찍어냈다"고 해명했다. 돈을 들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유성구의회 임재인 의원은 "축산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예산을 삭감했는데도 추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불쾌해했고, 권영진 의원은 다른 의원들 앞에서 실무부서에 전화를 걸어 "추진하면 고소고발까지 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구청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추진했다.
윤보현 의원은 "지난해 공원녹지사업소장이 구청 주변 화단의 잔디 예산 6천만 원을 세우면서 '다시는 동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약속해 세워줬는데 이를 어기고 소축사를 짓는 것은 공유재산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주민 대표인 의회가 이를 반대하고 있지만 집행부가 이를 추진해 내년 여름에 치러지는 행정사무감사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범띠 해에는 호랑이를 키우고, 용띠 해에는 용을 키울 것이냐"고 빈정거리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진동규 청장은 29일 한 인터넷 매체와 한 동영상 인터뷰를 통해 "2010년도는 범띠 해다. 범 키우겠다. 호랑이 키우겠다. 못 키울 게 없다. 고양이도 호랑이처럼 만들면 된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유성구청은 지난해 돼지를 키운 바 있고, 올해는 쥐띠해라고 해서 햄스터와 다람쥐 등 쥐를 키운 적이 있다. 유성구는 지난해 키운 돼지를 팔아 이웃돕기에 활용한 바 있고, 이번 소 한 쌍도 소주인과 연말에 협의해 대학 등록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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