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해야 솟아라. 희망으로 솟아라. 2008년 경제 한파를 다 살라먹고 새 희망으로 솟아라. 무실목에 여명이 밝아온다. 어둠을 살라먹고 붉은 기운이 서서히 감돈다. 모든 이의 가슴 가슴에 찬란하게 떠오른다. 새해에는 모든 이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기축년에 희망으로 솟는 무실목의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독자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본다.
여수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돋이 명소가 많다. 400여개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그림같이 떠있는 다도해는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 해맞이 장소로는 해를 품고 있는 암자 향일암, 돌산도 무실목의 몽돌해변, 머리위에서 해가 떠오르는 용월사, 소호요트장, 만성리, 오동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2009년 새해에는 남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여수에서 소원을 빌어보자.
기축년 소의 해, 희망찬 미래가 다가온다
'미래가 좋은 것은 그것이 하루하루씩 다가오기 때문이다'라고 에이브라햄 링컨은 말했다. 이제 새해 미래의 희망찬 태양이 하루하루 밝게 다가올 것이다. 새벽녘 어둠을 헤치고 달려간 무실목에서 해를 맞이했다. 붉은 하늘에는 괭이 갈매기가 무리지어 선회비행을 한다. 한 무리의 철새 떼도 힘차게 날아오른다.
형제섬이 오늘따라 무척 가깝게 다가온다. 바다는 쉼 없이 출렁이며 철썩철썩 울음을 토해낸다. 속살 드러난 무실목의 바다 고운 모래사장에는 사진 작가들이 카메라에 저마다의 소원을 담고 있다. 몽돌해안의 '빛의 성전' 설치작품 속에서도 무실목의 바다는 힘차게 출렁인다.
무실목은 전남 여수의 돌산도에 있는 섬으로 여수에서 7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몽돌해변이다. 사진작가인 한창호 선생은 무실목 여명의 빛과 돌멩이에 매료되어 17년 동안을 거의 매일 이곳을 찾고 있다. 그는 돌멩이에서 우리 사는 모습을,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이며 무실목 바닷가의 몽돌과 날마다 대화를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은 한 선생은 200초의 찰나에 무실목의 몽돌을 담았다. 그는 날마다 무실목의 바다를 보지만 하루 두 장의 작품사진을 담아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새벽의 파도소리와 몽돌의 울음소리를 글로 담아낼 수가 없어서 아쉽다며 사진으로 담아낸다고 했다.
무실목 해변에 서면 세상은 온통 내 것이 된다
해가 떠오르는 무실목의 바다에는 어부들의 삶이 있다. 아침이면 홍합과 굴 양식장의 하얀 스티로폼 부표가 수채화로 둥둥 떠오른다. 아름다운 색감의 바다에 해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구름 속에서 살포시 찬란한 눈부심으로 떠오른다. 서울에서 일행과 함께 이곳을 찾은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한상호(56)씨는 "아, 해를 보는 게 환상이에요"라며 무실목의 태양에 감탄한다.
해가 떠오르는 무실목의 백사장을 걸어보는 것도 운치가 있다. 그 느낌을 무슨 말로 표현하랴. 한발 한발 발을 옮길 때마다 모래해변의 푹신함과 따스함이 온몸으로 감미롭게 스며온다. 파도가 춤추는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무실목의 해변에 서면 세상은 온통 내 것이 된다.
잔물결이 이는 무실목의 바다는 고요한 호수를 닮았다. 바다에는 붉은 기운이 감돈다. 어둠 속에 동글동글한 몽돌들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듯하다. 올 해맞이는 희망으로 솟는 여수 무실목에서, 그 눈부신 희망찬 태양을 맞이하자. 2009년 기축년 소의해 여수에서 동백꽃보다 더 붉은 눈부신 태양을 만나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
◐무실목 : 남해고속도로 순천나들목 - 17번국도 - 여수 - 돌산대교 - 17번국도 - 무실목(여수 해양수산과학관)
* 한창호 사진작가 '무실목의 꿈' 홈피 : http://www.musulmok.com/